물론 소니 본사가 마련한 ‘엑스페리아Z2’ 언론 간담회도 예정되어 있다. 그러나 소니코리아는 자사에 우호적인 기사를 쓴 매체들만 초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니 코리아 관계자는 “공개 장소가 협소해 모든 기자들을 초청할 수 없다”며 “그동안 소니를 다룬 기사를 번역해 일본에 보내면 본사에서 초청 기자를 선별한다”고 밝혔다. 이어 “부정적인 이슈를 다루면 간담회 참석이 힘들 수도 있으니 이해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다시 한 번 물었다. 돌아오는 소니의 답변은 똑같았다. 그 순간 나는 한 때 제조 기업으로 세계 시장에서 이름을 날렸던 소니가 짬짜미 기업으로 전락했음을 실감했다. 짬짜미란 남이 모르게 자기들끼리만 짜고 하는 수작을 말한다.
소니는 스페인 바르셀로나까지 날아가서 자사에 우호적인 성향의 매체만 데려다가 칭찬 일색의 기사만 뽑아내겠다는 심산이다. 지난 2012년 소니에 구원투수로 등장한 히라이 가즈오 CEO의 승부방식은 겨우 ‘짬짜미’였던 것이다. 그 결과는 이미 ‘위기의 소니’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소치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를 보면서 소니의 ‘짬짜미’가 다시 떠올랐다. 소니는 일본이 아닌 제 3국이었지만 러시아가 자신의 안방에서 ‘짬짜미’를 시도했다면 그 얼마나 위협적이었겠는가. 그러나 김연아 선수는 두 차례의 클린 경기로 흔들림 없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녀는 실력 앞에 이기는 짬짜미가 없음을 증명했다.
러시아 스포츠계는 글로벌 기업에서 일본 기업으로 쪼그라든 소니를 보고 짬짜미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짬짜미의 역풍은 늦더라도 반드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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