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공든 탑이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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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2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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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초고층 빌딩이 무너진 사례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지난 2001년 9월 11일 미국 뉴욕에 위치한 세계무역센터(WTC)가 테러로 붕괴되는 순간일 것이다. 전 세계를 경악케 했던 이 사건으로 뉴욕은 랜드마크를 잃고 스카이라인까지 변했다. 동시에 화재와 테러, 지진 등 초고층 빌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경각심도 불러일으켰다.

초고층 빌딩은 국력을 상징하는 하나의 지표로 자리잡았다. 더 높고 수려한 건물을 짓기 위한 욕망은 미국에서 시작해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국으로 퍼졌다.

우리나라는 주로 서울, 부산 지역에서 마천루를 건설 중이다. 이 가운데 서울 송파구에 높이 555m로 지어지는 잠실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는 늘 화제의 중심에 있다. 착공 후 최근 1년 동안 총 세 차례의 추락 및 화재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시공사의 기술력 부족과 오는 5월 조기 개장을 목표로 한 성급함 등이 사고의 원인으로 꼽힌다. 롯데건설이 '셀프 디스'를 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나온다.

결국 보다 못한 서울시가 직접 안전점검에 나섰다. 잇단 사고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뒤늦게 조치를 취한 것이다. 롯데건설과 한 배를 탄 시 입장에서는 또다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엄청난 비난을 피해갈 수 없다는 부담을 떠안은 셈이다. 만약 시가 관리를 하는데도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면 어떻게 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시 관계자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야죠"라는 대답과 함께 쓴웃음을 지어보일 뿐이었다.

제2롯데월드는 롯데그룹 차원에서 공을 들이는 숙원사업이다. 그러나 세 차례의 사고에 대해서는 줄곧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반복된 우연은 필연'이라는 말이 있다. 더 이상 국내에서 제일 높은 건물이 완공도 되기 전에 '사고뭉치'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을 얻지 않도록 공든 탑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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