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력보다 효과적"…중국 '난징대학살' 국가추모일 제정…각계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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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2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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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난징대학살 생존자인 샤수친(夏淑琴) 할머니가 과거 고향집에서 찍은 옛 사진을 꺼내 보이며 난징대학살 당시 가족들이 여기서 총칼에 맞아 숨졌다고 말했다. [난징=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과 '난징(南京)대학살 희생자 추모일'을 지정하기로 한 것에 대해 중국인들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며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25일 관영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가 25일 항일전쟁 기념일(9월3일)과 난징대학살 희생자 추모일(12월 13일) 제정에 대한 결정 초안을 각각 심의했다. 이번 초안은 내주 열리는 전인대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중국 전인대 대표 쩌우젠핑(鄒建平)은 26일자 중국 신징바오(新京報) 인터뷰를 통해 즉각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난징시 정협부주석이자 난징예술학원 원장을 맡고 있는 쩌우젠핑 대표는 지난해 3월 양회에서도 난징대학살을 국가추모일로 제정하자는 의안을 제출했다. 그가 난징대학살과 관련한 안건을 제출한 것은 벌써 세 번째다. 그는 과거에도 난징대학살을 국가추모일로 정해 국가지도자가 직접 추모식에 참석토록 하고, 난징대학살 기념관을 국가급 기념관으로 승격시키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자는 내용을 건의했다.

쩌우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서 "난징대학날을 국가추모일로 제정하는 것은 국가의 목소리를 대표하고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것"이라며 "또 생명에 대한 존중이자 민족응집력을 강화하는 정신적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우환중(吳懷中) 연구원도 “난징대학살을 국가기념일로 설립하는 것은 중대한 역사적 새김이자 대대로 당시의 역사를 기억하도록 하는 세계적인 통용 방식”이라고 말했다.

난징대학살 생존자인 왕진(王津 83)은 "부친의 몸에 수십개 칼을 꽂은 일본군은 사람이 아니다"며 "역사적 재난을 겪은 생존자들에게 이는 중대한 위안"이라고 환영했다. 또 다른 생존자 양추이잉(楊翠英 90)도 "국가추모일 제정은 중국이 역사를 얼마나 중시함을 보여준다"며 "이는 희생자에 대한 존중이자 전 세계인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

중국 시나웨이보의 ‘사상횃불’이라는 아이디의 누리꾼은 “항일전쟁 승리 성과와 난징대학살 희생자를 존중하고 국치일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더욱더 단결해 일본 군국주의를 타격하고 일본을 철저히 물리쳐야 한다”고도 말했다.

대다수 누리꾼들은 일찍이 난징대학살을 국가추모일로 지정했어야 했다는 반응을 보이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난징대학살을 저지른 일본 내에서도 단기적으로는 반중 여론이 고조될 것을 관측됐다.

일본 스루가다이대 이노우에 히사시 교수는 환추스바오(環球時報)를 통해 "중국의 추모일 제정은 당연한 일"이라며 "중국이 전쟁문제와 관련해 모호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일본내 중국의 이번 기념일 제정과 관련한 반중 여론이 고조될 것이지만 장기적으로 일본이 전쟁과 학살을 자행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인만큼 일본 국내에서도 이성적인 목소리가 나올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이미 중일 양국 관계는 최악이라며 이번 사태로 더 나빠지지도 않을 것으로 말했다.

세계 2차대전의 또 다른 패전국인 독일에서도 중국의 난징대학살을 국가추모일로 지정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독일 학자 훔볼트대 훌터만 교수는 “중ㆍ일 양국간 대치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가 내년 2차대전 승전 70주년을 앞두고 중국이 난징대학살과 항일전쟁기념일을 국가적인 추모일로 지정하기로 한 것은 시기적절하다”며 “이 같은 소프트파워는 무력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그 동안  난징대학살을 부정하는 움직임이 일본 내에서 일자 관련 증거자료 공개, 외신기자 초청 등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국제여론전을 강화하며 대일 압박 공세를 펼쳤다.

난징대학살은 1937년 중일전쟁 당시 난징을 점령했던 일본군의 총칼에 무고한 양민 30만명 이상이 희생된 비극적인 역사적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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