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APEC 재무장관회의…'홍콩' 아닌 '베이징' 개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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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26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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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재무장관회의 개최지가 홍콩에서 베이징으로 돌연 변경된 배경을 둘러싸고 각종 추측이 나오고 있다.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올해 9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재무장관 회의 장소가 홍콩에서 중국 베이징(北京)으로 변경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각종 추측이 나오고 있다.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 25일 보도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APEC 회의 일정이 조정됨에 따라 9월 10∼12일 홍콩에서 열릴 예정이던 APEC 재무장관 회의가 베이징에서 열리며 날짜도 9월 하순으로 연기됐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중앙정부가 결정해 통지한 것으로, 올해 APEC 개최국인 중국은 앞서 지난해 9월 홍콩에서 APEC 재무장관 회의와 중앙은행장 회의를 연다고 발표했다.

이번 회의장소 변경 등에 대해 중국 중앙정부는 APEC 정상회의가 베이징에서 열리는만큼 다른 APEC 관련 회의들도 함께 개최해 행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 중앙정부는 본래 8월초 하얼빈에서 개최 예정인 APEC 제3차 고위관리회의도 베이징에서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8월 마카오에서 개최되는 APEC 관광장관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행사를 몇 달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이례적으로 장소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홍콩 매체들 사이에서는 올해 반정부 단체가 계획한 ‘센트럴을 점령하라(占領中環)’운동 때문에 중국 당국이 안전을 우려해 행사 장소를 바꿨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홍콩의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거에서 '진정한 보통 선거' 실시를 압박하기 위해 금융 중심지인 센트럴 거리를 점거해 교통을 마비시키자는 '센트럴 점령' 운동을 추진하고 있으며 당국이 강경 진압을 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에 따르면 홍콩시사평론가 류루이사오(劉銳紹)는 “홍콩의 정치체제 개혁과 ‘센트럴 점령 운동’에 점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며 “중국 중앙정부에서는 APEC 회의기간 홍콩 문제가 ‘글로벌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 중문대 정치행정학 차이쯔창(蔡子强) 강사는 “센트럴 점령 운동 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 대륙 관광객에 대한 홍콩인들의 반중 시위가 중국 대륙의 불만을 산 것이 이번 회의 장소 변경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일각에선 버락 오바바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APEC 정상회의 일정 연기를 요청했기 때문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6일 APEC 관계자를 인용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중간 선거 운동 때문에 APEC 정상회의를 10월에서 11월로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APEC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정상회의 일정이 조정되면서 다른 회의 일정도 함께 조정됐고 호텔 예약 문제 등으로 베이징에서 모든 행사를 한꺼번에 개최하는 것이 회의 준비에 수월해 재무장관 회의 장소도 변경됐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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