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용성 베이징 특파원, 배상희 기자 ="스모그가 이렇게 심각한데 누가 베이징으로 관광을 오겠는가. 관광객이 줄어들어 요새 일감이 없다."(베이징 징청여행사 왕후이청(王慧程) 사장)
"휴일이든 평일이든 사람들이 집밖으로 나오려하지 않는다. 손님이 3분의 1 가량 줄어든 것 같다."(택시기사 쉬모씨)
"베이징내에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들이 구매의사를 철회하거나 순이(順義)구나 창핑(昌平)구 등 공기가 좋은 외곽지역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시내 매물들의 호가가 낮아지는 등 부동산경기 침체를 체감하고 있다." (부동산 거래소 쑹저하오(宋哲浩) 총경리)
중국내 지독한 스모그로 경제에도 낙진이 내려앉고 있다. 중국 인민들이 바깥출입을 극도로 자제하며 서비스업과 소비가 주춤하고 있고, 스모그가 심각한 지역을 중심으로 주택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작황 불안으로 인한 식품물가 급등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우선 극심한 스모그로 인한 소비 급감으로 서비스업이 부진한 상황이다.주말이면 항상 외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톈안먼(天安門)광장이나 융허궁(雍和宮), 이허위안(頤和園) 등은 최근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여행객이 줄면서 호텔에서는 숙박비를 할인하거나 레스토랑 가격을 인하해주는 마케팅행사를 벌이고 있다.
베이징 시민들 역시 바깥출입을 자제하며 소비를 줄이고 있다. 베이징 기상국은 지난 20일부터 시민들에게 "스모그가 심하니 최대한 외부활동을 줄이라"는 통지를 내리고 있기도 하다. 이로 인해 백화점, 쇼핑몰, 식당 등의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스모그는 부동산시장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베이징의 스모그가 주택 구매자들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끼치고 있으며 주택구매수요가 구매의사를 속속 철회하며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 향후 베이징의 주택가격이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중국 대표 '대기 청정도시'로 알려진 하이난(海南)성의 주택 거래량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중국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올해 1월 전국 70개 도시의 주택가격 통계치’에 따르면 지난달 하이커우시 신규주택 가격이 전년동기대비 3.2%, 전월대비 0.4% 상승했고, 싼야 지역의 집값은 같은 기간 각각 5.4%, 0.4% 올랐다.
중국의 지독한 스모그로 인해 농산물 가격이 폭등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중국의 스모그가 빛을 차단해 식물의 광합성을 막으며, 이로 인해 올해 작황이 급감한다는 것.
허둥셴(賀東仙) 중국농업대학 수리토목공정학원 부교수는 베이징에서 지난 몇 달간 스모그가 식물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실험한 결과 식물의 생존에 필요한 광합성이 급격하게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험 결과 고추와 토마토는 실험실의 인공조명 아래서 씨를 뿌린 뒤 완전한 묘목으로 자라는데 보통 20일 정도가 소요됐지만, 베이징 창핑구에 있는 온실에서는 싹이 나는데에만 무려 두 달 이상이 걸렸다.이는 스모그로 온실 속 식물이 받는 빛의 양이 대폭 줄어들면서 발생한 결과다.
베이징의 한 종묘회사 판매 담당자도 농작물들이 병들고 성장이 늦어지는 등 농가들이 스모그로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스모그의 영향이 심각해 농부에서 판매원까지 회사의 모든 사람이 크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농업회사들은 전기를 많이 먹는 값비싼 인공조명을 설치하고 성장 자극 호르몬을 사용하는 등 대응조치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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