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에 운용사 3곳 중 1곳 자본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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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2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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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국내 자산운용사 31곳이 증시침체 속에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운용사 3곳 가운데 1곳 꼴이다. 적자로 결손금이 늘어나 자본총계가 납입자본금을 밑돌게 되는 자본잠식 상태에서는 정상적인 회사 경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27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85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2013년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인 운용사는 31개로 전체에서 36.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2년 연속 자본잠식인 업체도 26곳에 달했다.

펀드시장 활황기인 2008년을 전후로 생겨난 신설 운용사에서 부실이 더욱 심했다. 이듬해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운용업계 수익성이 가파르게 악화된 가운데 신설사는 이를 견딜 여력이 없었던 것이다.

외국계인 블랙록자산운용은 2009년부터 작년까지 5년 연속 자본잠식이 이어지고 있다. 자본금이 145억원인 블랙록자산운용은 작년 12월 말 기준 자기자본이 77억9141만원으로 자본금 절반을 까먹었다.

2008년 7월부터 본격적인 국내 영업에 나선 블랙록자산운용은 자본잠식률이 2009년 25.63%, 2010년 33.42%, 2011년 41.55%로 꾸준히 높아졌다.

블랙록자산운용은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5억원 남짓 영업이익을 올린 것을 제외하면 2009~2012년 연속 적자를 냈다.

이 회사는 당국에서 요구하는 최저 자기자본을 맞추기 위해 2010~2012년 연속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블랙록자산운용 관계자는 "아직 자금조달 계획이 잡히지는 않았으나 증자를 통해 기본조건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 계열 운용사도 증시 침체는 못 피해갔다.

GS그룹에 속한 GS자산운용은 2008년 7월 설립 이후 줄곧 자본잠식을 기록하고 있다. GS자산운용은 2008~2012년 적자가 이어지면서 같은 기간 자본잠식률이 25.45%에서 44.09%로 늘었다. 최근 1년 새에는 흑자로 전환, 작년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42.39%다.

2008년에 설립된 RG에너지자원자산운용도 5년째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이 회사는 2009년 3월 자본잠식률이 20%에 불과했으나 5년째 이어지는 적자에 작년 말 기준 자본금 85억, 자기자본 23억원으로 자본금 70% 이상을 까먹었다.

이밖에도 엠플러스자산운용, 더커자산운용을 비롯한 7개사가 5년째 자본잠식 상태다.

드림자산운용은 유일하게 6년 연속 자본잠식이 이어지고 있으나 최근 3년간 흑자를 내면서 자본잠식률이 2008년 3월 59.74%에서 작년 말 21.52%까지 줄었다.

역시 재벌 계열사인 현대그룹 현대자산운용 및 피닉스자산운용, 아시아자산운용을 포함한 13개사는 4년 연속 자본잠식 상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중소형 운용사가 불황을 타개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며 "대형사가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에서 악순환 고리를 쉽게 끊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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