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4일 ''엔저만으로 극복 어려운 일본 수출부진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지난해 20%에 육박하는 엔저에도 불구하고 일본 수출은 전기전자·자동차· 화학·철강 등 주요 분야에서 감소하고, 거의 모든 지역의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런 일본의 수출 부진에는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20% 정도에 달하는 대폭적인 엔저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수출물량은 전년도에 비해 1.5% 감소하고, 계약통화 기준 수출액도 10.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 수지 적자는 1199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요 제조업에서 일본의 수출경쟁력은 1990년대 이후 제조업의 IT화와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약화되는 추세다. 보고서가 인용한 재무성 무역통계를 보면 지난해 일본의 조선업 수출은 전년 대비 29.8% 감소했다. 일반 기계와 전기전자 분야도 각각 14.7%, 13.4%씩 줄었다.
지역별로도 거의 모든 지역에 대한 수출이 감소세를 기록했다. 일본기업이 수출 확대에 주력해 왔던 동남아 지역의 경우 전년 대비 14% 감소했다. 중국의 경우 정치 및 외교적 갈등으로 인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까지 겹쳐 수출 부진이 지속됐다.
보고서는 일본 제조업 수출경쟁력 하락의 요인으로 '제조업의 글로벌 트렌드 변화'를 지목했다.
반도체의 집적도 향상 등 IT 부문의 비용 절감으로 △각종 설계의 자동화 △설계 정보의 글로벌한 교류 촉진 △각종 자동화 기계의 비용 절감 및 정밀도 향상 등이 이루어지면서 제조업의 기반기술 분야에서 일본기업 고유의 노하우와 기술력의 우위성이 약해졌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오랫동안 선진국 중심이었던 일본의 수출 구조와 해외생산 확대에 따른 수출대체 효과 등도 일본 수출 확대를 막는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보고서는 일본이 2000년대 들어서 젊은 인력의 발탁과 교육을 소홀히 한 것이 중장기적 경쟁우위의 약화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리 기업은 일본의 수출경쟁력 약화의 경험을 반면교사로 삼고 기존 산업 분야의 고도화와 새로운 성장산업 육성에 주력해야 한다"며 "산업기반기술로서 소프트웨어 기술 인력의 확충, 소프트웨어 산업 생태계 강화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나 기업 차원에서의 인재에 대한 투자와 지속적 교육을 통한 차별화된 부가가치가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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