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이상 기자 = 지난 10일 오전(현지시작) 도착한 카타르의 수도 도하는 곳곳이 거대한 공사장을 연상케 했다.
빼곡히 들어선 초고층 건물숲 사이에는 크레인·굴착기 등 대형 건설장비 등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현재 도하는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턱없이 부족한 기반시설을 확충하기 위한 대형 인프라 공사가 한창이다. 사막으로 이뤄진 불모지가 월드컵이 치러질 첨단 도시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가장 열악한 도로사정은 현대건설이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건설은 카타르 도하 루사일 신도시에서 신 중심인 알 와다 인터체인지까지 약 6km에 이르는 고속도로 확장공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다.
이 공사는 지난 2012년 5월 카타르 공공사업청이 발주한 약 12억2000만달러 규모의 총 연장 15.2km, 16차로에 달하는 대규모 공사다.
공사기간은 총 52개월로 2016년 9월 완공 예정이다. 현재 공정율은 약 23% 정도다.
현대건설은 순조로운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현장에 총 3000여명의 인력을 투입시켰다. 공사 현장 각 공구에는 최대 40대의 굴착기가 동시에 투입돼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은 이 공사에서 도로공사는 물론 랜드마크 조형물을 비롯해 고가도로ㆍ교차로, 교량, 박스형 터널ㆍ소형터널, 배수펌프장, 변전소 등 토목ㆍ전기ㆍ건축ㆍ기계 공사 등 다양한 공종의 시설물을 종합적으로 설치하는 기술집약적인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공사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수도의 핵심 도로를 완전히 개보수하는 것인 만큼, 각종 민원을 최소화하면서 임시 우회도로를 건설하는 게 쉽지 않다.
구 도로와 나란히 임시 도로를 만들어야 하고 고압전선에서 군통신선, 냉수로에 이르기까지 15종류에 달하는 각종 지중매설물까지 임시 이전한 뒤 도로를 새로 설치해야 한다.
특히 도로공사를 위해 협의해야 할 기관만 25개, 받아야 할 인허가만 200여개에 이른다는 게 현대건설 소장의 얘기다.
하영천 현장소장은 “규모도 크고 기술적으로도 복잡한 세계에 유례가 없는 공사다”며 “카타르 국왕이 ‘현대를 믿겠다. 꼭 해달라’고 부탁할 정도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루사일 고속도로 중간 부분에는 향후 카타르를 상징할 랜드마크 조형물인 ‘아트 스케이프(Art Scape)’도 짓고 있다.
높이가 100m나 되는 철제 아치(무게 500t)를 세우고 그 밑에 케이블로 무게 3000t 규모의 방문센터(Visit Center)를 다는 어려운 공사다.
방문센터에는 영화관과 전망대, 케이블카 승강장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쉽게 말해 도로 위로 아치를 만들어 공중에 떠있는 문화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 카타르는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도로ㆍ지하철ㆍ공항 등 기존의 기반시설을 전부 개보수하고 있다. 향후 10년간 200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인프라 공사 발주가 예상된다. 월드컵을 준비하기 위해 호텔ㆍ선수촌ㆍ리조트 등 다양한 건축 공사도 지속적으로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세계적인 건설 회사들이 카타르에 몰려 있다. 시공사는 물론 엔지니어링 업체,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컨설턴트, 감독기관들까지 모여들어 카타르에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카타르에서 뛰어난 시공능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공기를 준수해 현지에서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 1982년 지은 도하 쉐라톤 호텔이 여전히 현지인이 꼽는 최고의 랜드마크일 정도로 현대건설에 대한 믿음이 크다는 평가다.
지난 1982년 도하 쉐라톤 호텔을 시작으로 그간 카타르에서 총 11개 공사 총 50억달러가 넘는 공사를 진행했다.
현대건설은 루사일 고속도로를 비롯해 항만확장공사 등 최근 카타르 정부가 추진하는 대형 국책사업을 잇달아 수행함에 따라 후속 패키지 공사와 2022년 월드컵 관련 각종 대규모 인프라ㆍ건축 공사도 추가 수주할 발판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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