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이 육·해·공 글로벌 물류기업의 꿈에 한 발 다가서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그동안 독자경영으로 그룹의 계열 분리 작업을 진행해 오던 한진해운의 그룹사 편입이 속도를 내면서 그룹 재도약의 발판이 마련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지난 21일 한진그룹 주주총회에서 대한항공의 지주회사격인 한진칼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아울러 장남인 조원태 대한항공·한진칼 부사장도 나란히 한진칼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같은 시간 진행된 한진해운의 주주총회를 통해 석태수 한진해운 사장도 한진해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석 사장은 지난해 대한항공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선언하며 출범시킨 한진칼의 초대 대표로 선임됐을만큼 조 회장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물이다.
석 사장이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적인 한진해운의 사내이사가 된 만큼 그동안 최은영 회장의 주도 아래 독자경영을 해 오던 한진해운은 한진그룹의 계열사로서 그룹의 주축 계열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은 다음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한진해운의 지주사인 한진해운홀딩스의 분할법인과 한진해운을 합병해 사실상 한진해운을 하나로 합치고, 사내이사로 조 회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한진그룹의 수장인 조 회장이 한진해운의 전면에 나서면서 한진해운은 완전히 그룹사로 편입되 경영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진해운에 대한 그룹사 편입 작업이 완료되면 한진그룹은 육상(한진택배)-바다(한진해운)-하늘(대한항공) 길을 연결해 명실공히 육-해-공을 잇는 종합물류기업의 틀을 갖추게 된다.
선친이자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이 추진해 왔던 종합 물류기업으로서의 성장을 다시 한 번 본격적으로 이룰 수 있게 된 셈이다.
조 회장은 향후 각 분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항공사업과, 해운산업 두 업종 모두 특성상 글로벌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각 업종에서 위기가 발생할 때 서로 보완해 줄 수 있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물류산업이라는 공통점으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효과도 노리는 것이다.
그러나 조 회장이 넘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우선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돼 오고 있는 해운업계 불황으로 어려워진 한진해운을 어떻게 회생시키느냐가 첫번째 과제다. 아울러 지난해 실적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던 대한항공 역시 얼마만큼 수익성을 개선하는지도 관건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상반기 중 4000억원 규모의 한진해운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한진해운의 지난해 매출 9조8833억원, 영업손실 3076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 부문에서 전년대비 120.8%가 감소했다. 대한항공도 지난해 1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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