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목소리와 편안한 사운드, 감성적인 가사는 부담스럽지 않게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차가운 체리를 지난 14일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났다.
“‘상속자들’ 음악감독님이 여러 샘플을 듣고 우리 노래를 선택했어요. ‘성장통2’은 원래 원곡인 ‘성장통’을 드라마에 맞춰 새롭게 만들었어요. ‘성장통2’를 듣고 괜찮다고 생각하신 ‘앙큼한 돌싱녀’ 음악감독님이 OST를 요청하셨고 콘티와 시놉시스를 받아 캐릭터에 맞게 작업했습니다. OST 작업은 우리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죠.”
차가운 체리는 “이름은 생소하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노래’라는 인식만으로도 밴드를 하는 우리에게는 단비 같은 소식”이라고 웃어 보였다.
“어느 미국드라마 살인자 주인공이 자신의 애장품을 ‘콜드 체리(Cold Cherry)’라고 하는 데서 영감을 받았어요. 차가움과 체리가 가지는 이중성도 좋았고요. 우리 음악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달콤하고 유혹적이면서도 냉정하고 우울한 느낌이랄까요? 사실 조금 급하게 지은 팀 명인데 나쁘지 않아 사용하고 있습니다.(웃음)”
차가운 체리의 상반된 감성은 지난달 25일 발매한 ‘비포 더 레인(Before The Rain)’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더블타이틀곡 ‘디스 이즈 미(This is Me)’ ‘이제 그만’을 포함해 ‘집착의 보고서’ ‘착하지 않아서 미안해’ 등 6곡이 수록됐다.
마치 다른 밴드의 곡처럼 들릴 정도로 다양한 색이 묻어나는 수록곡들은 작사·작곡·편곡까지 차가운 체리의 손을 거치며 완성됐다. 우울한 감성부터 밝고 강한 느낌은 밴드로서의 가능성과 지루할 틈 없는 재미를 선사한다.
“곡의 영감은 정말 다양한 곳에서 받아요. 드라마나 영화는 물론이고 길을 걸으며 지나는 풍경, 날씨, 자동차 등 정말 다양한 이미지가 음악이 되곤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경험이 곧 영감이 되는데 이별하고 나서는 바로 곡 작업에 들어가요. 때로는 ‘연애’나 ‘사랑’이 일과 연관돼 회의감이 들기도 하는데 우리는 뮤지션이잖아요. 감정이 극대화될 때 음악의 완성도는 높아지기 마련이니까요.”
“함께 한지 꽤 오래됐지만 매일 위기였어요. 음악적 갈등은 건설적인 충돌이라 괜찮았지만 경제적인 것은 현실이잖아요, 그래도 음악이 좋아 선택한 길인만큼 후회는 없어요. 요즘에는 현재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인기의 척도가 음악성과 비례하지는 않잖아요. 지금은 꾸준히 몇십 년 동안 음악을 오래 하는 게 목표예요.”
그러면서도 “우리 음악이 하드코어거나 마이너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며 “음악성과 함께 대중성도 함께 가져가고 싶다. 느리게 천천히 이루어 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목표를 위해 한 걸음씩 전진하는 차가운 체리는 요즘 단독 공연 연습에 매진 중이다. 클럽 공연을 주로 했지만 접근성이 강한 곳에서 자신을 알리고 싶다는 그들은 오는 29일 서울 삼성동 베어홀에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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