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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주는 BW 행사가격이 낮아진 만큼 헐값에 신주인수권을 매입할 수 있으나 소액주주는 BW 발행물량 증가로 주식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코스닥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신주인수권 행사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을 조정한 공시는 총 115건(87개 기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때보다 20% 가까이 늘었고 2012년 1분기(55건)보다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분리형 BW발행 금지를 앞두고 코스닥 기업들이 대거 BW 발행에 나섰다”며 “그러나 이들 기업 대부분 실적이 부진해 주가 하락으로 인한 행사가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행사가액을 조정한 87개 기업 가운데 26개 기업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17개 기업은 이익이 줄었다.
특히 금융당국이 작년 8월 29일 편법 증여수단으로 변질된 분리형 BW발행을 금지했으나 일부 상장사는 BW발행을 통해 대주주 지분을 대거 늘렸다.
아즈텍더블유비는 전일 시가하락에 따라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을 1860원에서 1679원으로 내려 잡았다. 하향 후 행사 가능 주식 수는 215만537주에서 238만2307주로 늘었다. 이 BW의 최초 신주인수권가격은 2067원으로 지난해 8월 28일 4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허재명 아즈텍더블유비 대표는 BW 발행 다음 달 장외매수를 통해 신주인수권표시증서를 매수, 지분을 24.88%에서 31.29%까지 늘렸다. 이후 형인 허정우 회장이 허재명 대표에게 313만주를 증여, 10월 허 대표는 최대주주로 올랐다.
이트론도 작년 8월 말 30억원 규모의 분리형 BW발행를 발행에 ‘막차타기’에 편승했다. 이 BW 발행으로 이하춘 이사는 48만5865주(2.67%)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 BW의 최초 신주인수권가격은 1132원이였으나 올 2월까지 총 5번의 행사가액 조정으로 756원까지 하락했다. 이에 이하춘 이사의 지분은 68만주까지 늘었다가 임학철 씨에게 전부 매도했다. 이 기간 이재원 부사장의 지분은 3.4%(62만3101주에서)에서 4.35%(91만217주)까지 늘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BW는 채권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수혈받을 수 있는 점에서 기업들의 선호를 받았다”며 “그러나 재무구조가 좋지 못한 기업 대부분이 이를 발행하다 보니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주주가 낮아진 행사가격으로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는 것은 재무적으로 이득일 수 있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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