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W 행사가 조정 봇물… 대주주 지분 확대 악용?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4-03-25 17:0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코스닥 상장사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가격 조정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부 상장사 대주주들이 BW 행사를 지분 늘리기에 악용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대주주는 BW 행사가격이 낮아진 만큼 헐값에 신주인수권을 매입할 수 있으나 소액주주는 BW 발행물량 증가로 주식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더구나 코스닥시장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신주인수권 행사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을 조정한 공시는 총 115건(87개 기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때보다 20% 가까이 늘었고 2012년 1분기(55건)보다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분리형 BW발행 금지를 앞두고 코스닥 기업들이 대거 BW 발행에 나섰다”며 “그러나 이들 기업 대부분 실적이 부진해 주가 하락으로 인한 행사가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행사가액을 조정한 87개 기업 가운데 26개 기업이 지난해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17개 기업은 이익이 줄었다.

특히 금융당국이 작년 8월 29일 편법 증여수단으로 변질된 분리형 BW발행을 금지했으나 일부 상장사는 BW발행을 통해 대주주 지분을 대거 늘렸다.

아즈텍더블유비는 전일 시가하락에 따라 신주인수권 행사가액을 1860원에서 1679원으로 내려 잡았다. 하향 후 행사 가능 주식 수는 215만537주에서 238만2307주로 늘었다. 이 BW의 최초 신주인수권가격은 2067원으로 지난해 8월 28일 4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허재명 아즈텍더블유비 대표는 BW 발행 다음 달 장외매수를 통해 신주인수권표시증서를 매수, 지분을 24.88%에서 31.29%까지 늘렸다. 이후 형인 허정우 회장이 허재명 대표에게 313만주를 증여, 10월 허 대표는 최대주주로 올랐다.

이트론도 작년 8월 말 30억원 규모의 분리형 BW발행를 발행에 ‘막차타기’에 편승했다. 이 BW 발행으로 이하춘 이사는 48만5865주(2.67%)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 BW의 최초 신주인수권가격은 1132원이였으나 올 2월까지 총 5번의 행사가액 조정으로 756원까지 하락했다. 이에 이하춘 이사의 지분은 68만주까지 늘었다가 임학철 씨에게 전부 매도했다. 이 기간 이재원 부사장의 지분은 3.4%(62만3101주에서)에서 4.35%(91만217주)까지 늘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BW는 채권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수혈받을 수 있는 점에서 기업들의 선호를 받았다”며 “그러나 재무구조가 좋지 못한 기업 대부분이 이를 발행하다 보니 변질됐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주주가 낮아진 행사가격으로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는 것은 재무적으로 이득일 수 있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