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태국 정부의 ‘심장부’로 여겨지고 있는 총리 청사는 반정부 시위대가 본부로 사용하고 있고, 방송사들은 시위대의 강압에 못 이겨 기자회견을 생중계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는 10일(현지시간)부터 총리 청사 내 산티 마이트리 건물을 시위 지휘 본부로 사용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 지도자인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는 청사를 지키고 있던 경비대와 협상을 해 일반 시위대가 청사 구내에 진입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지도부가 이 건물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받았다.
치안 당국은 시위 사태 악화, 시위대에 의한 청사 기물 파괴와 문서 훼손을 막기 위해 반정부 시위대 지도부가 청사 건물 일부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지난 9일부터 “관변 방송을 중지하고 정부 퇴진 운동에 협조하라”며 채널 3, 5, 9, 11, 타이PBS 등 5개 공중파 방송사들을 포위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총리 청사 바깥에서 있었던 수텝 전 부총리 기자회견 생중계를 이 방송사들에 요구했고 4개 방송사들이 기자회견을 생중계했다.
이에 대해 “시위대가 언론기관을 위협하고 강제로 방송하게 하는 것은 쿠데타 상황에서나 볼 수 있는 비민주적인 행태”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반정부 진영과 친정부 진영 사이의 충돌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내전의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수텝 전 부총리는 10일 “잉락 친나왓 전 총리가 권력 남용으로 해임되고 내각이 지명한 니와툼롱 분송파이산 과도총리 대행은 정부를 이끌 권한과 지위가 없다”며 “상원과 사법부가 새 총리 임명을 위한 절차를 시작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상원, 대법원, 헌법재판소, 최고행정법원에 “12일까지 새 총리가 임명될 수 있도록 논의하라”며 “그러지 않으면 반정부 시위대는 독자 행동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친정부 진영인 이른바 '레드셔츠' 시위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독재저항민주연합전선(UDD) 등 레드셔츠 시위대 수천 명은 이날 반정부 시위대와 충돌하지 않으려고 이들의 시위 장소와 멀리 있는 방콕 서쪽 외곽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짜뚜폰 쁘롬판 UDD 회장은 “비민주적이고 헌법에 위배되는 새 총리 임명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는 내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국가 위기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잉락 친나왓 당시 총리와 선거위원회는 오는 7월 20일 재총선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친정부 진영은 “재총선을 예정대로 실시해 정국 위기를 해결하자”고 주장하고 있고, 반정부 진영은 “선거를 치르지 않고 각계 대표가 참여하는 과도정부를 구성해 정치 개혁을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재총선을 실시하면 반정부 진영이 승리할 가능성이 매우 낮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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