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업, 경기회복에도 악성 부채 '눈덩이'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 유럽 경기가 개선되고 있지만 기업들의 악성 부채는 더욱 불어나고 있다. 기업의 재정문제는 고용경기를 악화시키고 전반적인 경쟁력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유럽 신용관리서비스업체인 인트럼 유시티치아 조사를 통해 유럽 기업들이 미납하거나 체납한 부채량이 3600억 유로(약 507조632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3500억 유로(약 493조5314억원)에서 100억 유로 늘어난 금액이다. 또한 기업 연간 매출에 3.1%에 달한다. 인트럼 유시티치아는 러시아 등 33개국에서 1만 비즈니스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인트럼 유시티치아의 라스 울릉 대표는 "사업체의 밀린 부채는 유럽 경쟁력과 사회 복지에 심각한 위협을 준다"며 "이러한 타격은 특히 중소기업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업체는 유럽 경기가 개선됐음에도 최근 3개월간 기업의 체납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인트럼 유시티치아 조사에 응답한 46%는 악성부채가 실제로 더욱 늘어났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중소기업협회의 그라엠 피셔 정책국장은 "비록 공공분야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지만 민간부문에는 심각한 문제가 여전하다"고 말했다. 체납 문화 때문에 곧장 자금이 유통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기업의 재정문제는 고용시장으로 이어진다. 응답한 기업 40%는 심각한 체납문제로 인해 채용을 중단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유로스테이트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유로존 실업률은 노동인구의 12%에 해당한다.

영국의 한 중소기업 사장은 "체납은 자금이동에 큰 문제가 될 것"이라며 "부채를 갚는다면 예정된 작업에 상당한 차질을 입게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과 FT는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 재정위기국들의 부채 이자가 늘었다고 전했다. 올해에만 최소 1300억유로(약 186조2809억원)에 달했다. 정부와 은행들이 채권 발행에 잇따라 성공하고 채권금리도 떨어져 부채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됐다. 신문은 유럽 국가와 기업의 부채가 늘어나면서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