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순영 기자= 서울대 교수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정부를 비판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20일 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는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교수회관 제3회의실에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서울대 교수들은 이 자리에서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는 존재 이유가 없다"는 시국선언 성명서를 발표하고 "해경 해체로 모든 책임을 면하려는 태도는 대통령 스스로의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다"라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들은 시국선언에서 "구시대적인 적폐의 근원이 되고 있는 청와대 비서실장, 국정원장, 안보실장, 홍보수석, 그리고 검찰총장의 자리를 쇄신하는 것이 개혁의 출발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교수협의회는 "현 정부는 복지는커녕 국민의 생명과 안전도 책임지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임을 세월호 참사가 증명했다"면서 "정부가 돌아봐야 할 것은 과거의 적폐나 일개 기업의 비리, 한낱 선장의 무책임한 행동이 아니라, 자신들의 무능력과 공약 위반, 그러한 사태를 낳은 자신들의 허물과 국정철학, 그리고 집권 이래 현 정부가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훼손해 가며 쌓고 있는 적폐들"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서울대 교수들은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남재준 국정원장 등의 사퇴를 요구했다.
한편 지난 2009년 서울대 교수 124명이 이명박 정부의 국정 기조 전환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자리에 난입한 어버이연합 회원들의 난동 영상이 화제다.
이날 서울대 교수 시국선언 현장에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이라고 주장하는 노인 20여 명이 성명에 반대의 뜻을 밝히며 발표장에서 고성을 지르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이날 서울대 인문대4동 3층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시국선언 발표를 마친 뒤 참가교수들과 기자들의 질의·응답이 시작되자 방청객 20여 명이 단상 앞으로 뛰쳐나갔다.
60~70대로 보이는 이들은 “서울대 교수들이 이래도 되냐”, “이래서 학생을 어떻게 가르치냐”, “6월은 호국의 달인데 묵념도 안 하냐”, “노무현이 왜 죄가 없냐”고 고성을 질렀다.
이들은 “우리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 회원들”이라며 “서울대 교수들의 잘못을 꾸짖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하는 서울대 교수 일동’은 이날 시국선언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 현 정부는 국민적 화합을 위해 민주주의의 큰 틀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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