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무더위에 따른 냉방기 사용 급증과 태풍 등 기상악재라는 '변수'가 존재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온은 평년(21.2도)보다 높고, 7월과 8월은 평년 여름 수준의 기온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다음달부터 예견되는 기온 상승에 전력당국은 마냥 안심할 수 없어 긴장의 끈을 놓고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여름철 기온이 1도 상승할 경우 냉방수요로 전력사용량은 평균 100만~120만㎾씩 늘어난다. 이는 대부분의 원전 1기의 설비용량인 100만kW와 맞먹는 수준으로, 자칫 무더운 날씨가 장기화 될 경우 블랙아웃(전력대란)이라는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계획예방정비 일정으로 6월에 가동을 중단하는 원전은 월성1·4호기, 한울3호기, 한빛 6호기 등 4기에 달한다. 7월에는 월성1·2호기, 8월에는 월성1호기, 고리4호기 등 국내 원전 23기 중 8기가 계획예방정비 등으로 가동을 중단하면서 약 100만~300만㎾의 전력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원전 고장 등 발전소가 멈춰선다면 전력대란의 위기가 실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여름철의 국내 발전소 고장건수는 겨울철에 비해 고장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력거래소가 발표한 '2013년도 전력설비 정지통계'를 보면 6~8월의 국내 발전소 고장 건수는 29건(33.2%)으로 겨울철 59건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6월의 경우 고장 건수가 32건을 기록하며, 사고가 가장 많았다.
이처럼 여름철 발전소 고장이 잦은 이유로는 폭염에 따른 전력 사용 집중 및 설비에 과부하가 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상고온과 태풍 등 특이한 기상현상에 대비한 전력수급대책도 필요한 시점이다.
다만, 전력당국은 올해는 전력설비 상황이 지난해보다 개선됨에 따라 큰 변수가 없는 한 전력난이 실현되지 않을 거라고 예측하고 있다.
전력당국 고위 관계자는 "올해 100만kW급 원전인 한빛6호기, 한울3호기, 신월성2호기를 비롯해 월성4호기(70만kW), 영흥화력5호기(87만㎾)와 안동복합(41만㎾), 포천복합1(72만㎾) 등이 전력설비로 추가되면서 8월 말 설비용량은 9000만㎾까지 상승할 전망"이라며 "8000만kW까지 전력수요가 급증하더라도 공급에는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이상고온과 원전 고장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예비전력에 문제없도록 점검을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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