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난 2011년말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린 텅화타오(藤華濤) 감독의 영화 ‘실연33일(失戀33天)’ DVD가 국보급 선물로 등장해 화제다.
중국 신징바오(新京報) 23일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남미 아르헨티나 국빈 방문 당시 아마도 보우도우 아르헨티나 부통령 겸 상원의장에게 중국 드라마와 영화 DVD 세트를 3개 선물했다. 중국 지도부가 외국 방문시 선물로 DVD를 선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오바오강(趙寶剛) 감독의 드라마 ‘북경청년’, ‘노유소의(老有所依)’, 그리고 텅화타오 감독의 영화 ‘실연33일’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36부작 드라마 '북경청년'은 서로 각기 다른 집안에서 태어나 가정환경, 성격, 꿈이 다른 베이징 출신 청년 4명의 사촌형제들의 이야기다. 이들은 사랑과 인생의 상처도 겪으며 서로 다른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나가는 이야기다. 41부작 드라마 ‘노유소의’는 오늘날 중국 사회의 고령화에 따른 가정내 갈등을 그린 현실적인 내용의 드라마다.
'실연 33일'은 지난 2011년 말 개봉한 로맨스 코미디 영화다. 900만 위안의 저예산으로 중국 대륙에서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실연당한 한 여인이 상처를 극복해가는 과정을 흡입력 있게 그려 중국 젊은이들의 애정관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3개 작품은 모두 오늘날 중국 도시 보통사람들의 일상 생활과 관심꺼리를 주제로 다뤘다. 중국의 최첨단 드라마 영화제작 수준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현대 중국인들의 전형적인 삶을 그린 상징물이라 할 수 있다.
신문은 영화·드라마 DVD를 외국 정상에게 선물한 것은 양국 사회 문화에 대한 상호 이해를 증진시키고 중국 문화의 글로벌화를 위한 세련된 문화외교 스타일이라고 소개했다.
과거 중국 정상이 외국 국빈에게 항상 선물하던 도자기, 찻잎, 팬다는 수 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의 전통을 보여줬다면 오늘날 글로벌 시대에 현대 중국 사회와 중국인의 모습을 보여주기에 영화 드라마 DVD가 양국간 우호 교류 증진을 위한 선물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또한 이를 통해 국제사회의 중국에 대한 일부 부정적인 인식을 깨뜨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중국 외교무대에서 영화·드라마는 중국 지도부가 외국 방문시 자주 언급하는 단골 소재가 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3월 아프리카 탄자니아 방문 당시 시진핑 주석은 한 연설에서 중국 드라마 ‘며느리의 아름다운 시대’를 언급하며 “탄자니아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중국 드라마 ‘며느리의 아름다운 시대’가 탄자니아 국민들에게 중국인들의 생활 면면을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초에는 방한 일정 중 서울대 강연에서 시진핑 주석은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는데 특히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과 함께 방한한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도 창덕궁을 둘러보며 ""대장금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며 우리나라 드라마 대장금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또 펑리위안 여사는 '별에서 온 그대' 드라마를 언급하며 "나도 별그대를 찾으면 좋겠다. 딸과 함께 시진핑 주석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보며 '별그대' 속 주인공 도민준과 똑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하며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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