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새누리당 이정현(전남 순천·곡성) 후보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보수정권의 핵심 요직을 거친 이 후보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앞지르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오자 정치권이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을 지지하는 3김(三金) 시대 유산인 지역주의 타파가 야권 텃밭인 호남에서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그간 지역주의 타파 실험은 야권 후보가 여권의 지지 기반인 영남에 도전하는 모양새를 갖췄다.
부산 지역에 도전한 노 전 대통령과 19대 총선과 6·4 지방선거에서 대구에 출마한 새정치연합 김부겸 전 의원의 지역주의 타파 행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미니 총선인 7·30 재·보선 정국에선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 후보가 호남 지역주의를 뒤흔들고 있다. 과거 민주당 깃발만 꽂아도 당선되던 호남에서 ‘지역 일꾼론’을 앞세운 이 후보가 보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순천KBS와 여수MBC가 20∼21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38.4%를 기록하며 33.7%를 얻은 서 후보를 앞섰다. 양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4.7% 포인트였다.
오차범위 내에 불과하지만,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 후보가 호남의 적자인 서 후보를 제치는 선거혁명의 과정을 만들어 가고 있는 셈이다.
앞서 이 후보는 19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해 39.7%의 비교적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16대와 18대 총선에서 야권 후보인 새천년민주당 정동채 후보와 통합민주당 김영진 후보가 91.2%와 72.5%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이정현 바람’이 만만치 않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17대 총선에선 열린우리당 정동채(51.6%), 새천년민주당 김영진(35.6%) 후보가 지지율을 양분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르면 이번 주말 안철수 공동대표 등 당 지도부가 순천 등지에서 서 후보의 지원유세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텃밭인 호남 지역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 탓이다.
새정치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전날(23일) 현안 논평에서 이 후보를 향해 “예산 폭탄 운운하며 국회의 예산결산 심의의결권을 우습게 보는 데 이어 이제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유치까지 호언장담하고 나섰다”며 “현재 박근혜 정부의 공약들은 공약(空約)으로 전락한 지 오래”라고 비판하며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순천·곡성 주민 1000명을 대상으로 유선전화 임의전화걸기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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