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주, 김영호, 박해미, 홍지민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소름 끼치는 화려한 캐스팅 속에 눈길을 끄는 배우가 있다. 지난해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만난 이충주(30)와 전예지(22)가 그 주인공.
전예지는 펜실베이나 출신의 소심한 소녀에서 뮤지컬 계의 신데렐라고 변신하는 페기 소여 역을 맡았고, 이충주는 그런 페기 소여를 토닥여주는 자상한 키다리 아저씨에도 유머러스한 매력적인 남자 빌리 로러 역을 맡아 호흡을 맞추고 있다.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은 남몰래 갈고닦아온 내공 때문일 터다. 뮤지컬 관계자들은 전예지와 이충주를 두고 "내일이 더 기대되는 배우", "신인이라는 호칭이 어울리지 않는 배우"라고 극찬한다. 뮤지컬 무대 위에서 폭발적인 내공을 쏟아내는 두 사람. 오는 8월 31일까지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두 주역 이충주와 전예지를 만났다.
-작년 공연 이후 1년 만의 컴백이다. 지난 1년 동안 어떻게 지냈나.
=이충주(이하 이). 뮤지컬 '디셈버' 공연을 하면서 지냈다. 연습에 몰두하면서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고 지냈다. 하나 가장 큰 변화가 있었다면 좋은 동지가 생겼다. 작년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후 소속사를 찾았다. 그 이후 큰 무대에도 설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전예지(이하 전). 연기 공부를 많이 했다. 생각도 많이 바뀌었다. 막연하게 무대를 꿈꿨을 때와 막상 무대에 올랐을 때가 많이 다르더라. 지난 1년 동안 많이 배우고 경험하면서 전보다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브로드웨이 42번가'를 또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이. 작품이 너무 좋다. 개인적으로는 내 전공이 춤이 아니다. 탭댄스는 더욱 그렇다. 그런 나를 이렇게 큰 공연 주연으로 택해줬다. 그리고 다시 나를 불러준 것 자체가 인정받은 느낌이 들었다.
-전. 또 나를 불러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번에 출연진에 변동이 생기면서 오디션을 다시 보게 됐는데 떨어질까봐 조마조마했었다. 작년과 다른 패기 소여를 만들고 싶어서 더 많이 연습했다.
-공연 전에는 무슨 생각이 들었나.
=이. 사실 나는 잘 떨지 않는 성격이다. 그런데 2009년에 첫 공연 무대에 섰을 때는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떨었다. 그때와 비교하면 많이 사람 됐다.(웃음)
=전. 처음으로 이렇게 큰 무대에 섰기 때문에 엄청 떨었었다. 갑자기 모든 부담이 몰려오면서 머릿속이 새하얘지더라. 첫 공연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아요. 2주 정도 지나서야 객석에 관객들 모습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전예지 씨는 오래전 김영호 씨와 부녀지간으로 출연했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키스신까지 있다.
=전. 2006년 공연에서 만난 적이 있다. 선생님을 단번에 알아봤는데 선생님은 날 알아보지 못하시더라. 먼저 인사드리면서 회상했다. 키스신이 엄청 신경 쓰이지는 않는다. 저를 많이 배려해주시니까 편하게 연기하고 있다.
-연습 시간까지 합치면 꽤 긴 시간 동안 호흡을 맞췄다. 서로의 칭찬을 한마디씩 한다면?
=이. (전)예지는 좋은 동생이고 좋은 배우다. 작년에는 잘 관찰하지 못했는데 올해 다시 본 예지는 배우가 됐더라. 많이 성숙했다. 이제 우리는 눈빛만 봐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사이가 됐다.
=전. 작년에 우리 둘이 따로 춤연습을 했다. 매일 연습을 하니까 모를 수가 없다. 친한 걸 넘어서 긴밀한 사이가 됐다. 이젠 티격태격하면서 공연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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