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일본인 납치문제는 해결이 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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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7-28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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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일본이 납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은 일본인 납치피해자를 재조사하는 ‘특별조사위원회’를 발족시켰고, 일본은 그 대가로 일본이 독자적으로 취했던 대북제재를 일부 해제했다.

그러나 일본이 무엇을 가지고 ‘해결’이라고 할지에 따라 그것은 해결이 될 수도 있고 영원히 ‘미해결’로 남을 수도 있다.

일본은 북한이 무엇을 해주면 그것을 ‘해결’이라고 보는 것일까.

적어도 일본의 납치피해자 가족회 대표는 “요코다 메구미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해결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납치피해자 17명(이 중 5명은 귀국)이 모두 무사히 돌아온다 해도 그 안에 메구미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피해 당사자들은 ‘해결’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요코다 메구미는 일본 납치문제의 상징적 인물이다. 메구미는 1977년 니가타현(新潟)에서 당시 13살의 나이로 하교 도중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치됐다.

북한은 메구미가 1994년 4월에 사망했다고 일본에 통보하면서 유골을 제출했으며, 일본은 이 유골을 감식한 결과 메구미가 아닌 다른 사람의 DNA가 검출됐다는 결과를 내놨다.

또 이 시기에 1994년 이후에도 메구미를 평양에서 봤다는 목격 정보가 나오면서 일본은 혼란에 빠졌고, 이는 일본인들에게 “메구미가 살아있을 것이다”라는 희망을 갖게 했다.

메구미가 살아 있을지, 북한의 주장대로 이미 사망했을지에 대한 ‘진실의 순간’은 다가오고 있지만, 위키리크스에 폭로된 당시 외교문서에는 일본 외무성 담당자가 "우리는 북한이 행방불명된 납치 피해자 몇 명은 죽었다고 한 말을 믿고 있으며, 요코다 메구미의 경우는 그가 비교적 젊고, 여론이 그에게 매우 동정적이기 때문에 최대 과제가 됐다"고 언급한 워딩이 폭로됐다. 

또 일본의 저명한 저널리스트는 "일본은 메구미가 살아있다고 전제하지만, 죽었다는 것을 외무성도 알고 있다”고 언급해 여론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렇게 볼 때 일본 정부는 향후 “납치문제의 해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 신중을 기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이러한 인도적 문제에서 단 한명이라도 돌아오지 못한다면 해결됐다고 말할 수 없고, 일본 정부 조차도 메구미가 살아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북한이 일본인 납치피해자의 생존자 리스트를 제시했다는 특종 보도를 했다. 북한이 일본인 30명에 대한 생존 리스트를 제시했다는 내용의 보도였지만 그 안에 메구미가 포함됐다는 보도는 아직 없다. 보도가 나간 뒤 일본 정부는 즉각 부인했고, 이 언론사에 항의하면서 정정 보도를 요구했다.

그러나 이 보도의 사실 여부를 떠나, 이 보도로 인해 일본 정부는 굉장히 곤혹스러워 했다고 한다. 왜냐하면 이 보도가 일본 국민의 납치 해결의 기대치를 올려 버리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문제를 취재하는 어느 일본인 기자는 “일본 정부가 최근에 초조해 하기 시작했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모습에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메구미가 살아서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 문제의 최종 국면에서는 김정은과 아베 총리가 정상회담을 갖고 납치문제를 매듭짓게 될 것이다.  “납치문제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추궁해나갈 생각이지만, 더 이상 납치문제를 이유로 일본과 북한과의 국교 정상화를 거부하지 않겠다”라는 서로에게 유리한 해석이 가능한 애매한 표현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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