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원곡자가 판가름하기 복잡한 과정에 지레 포기하기도 하고, 표절이 아님에도 논란에 휩싸여 뭇매를 맞는 아티스트도 발생하기도 한다.
2014년 상반기에는 샘플링이 가요계를 뜨겁게 달궜다. 힙합에서 주로 사용되는 샘플링은 온전히 자신의 창작물이라고 우기는 표절과는 개념이 다르나 원작자에게 허락을 받는 샘플클리어라는 절차를 밟지 않고 무단으로 사용했을 경우 문제가 된다. 여러 아티스트가 동의를 구하지 않고 무단으로 사용하는 선 ‘샘플링’ 후 ‘클리어’로 논란을 빚었다.
하반기에는 ‘오마주(Hommage)’라는 신개념 소스가 표절의 방패막이로 등장했다.
오마주는 사전적 의미로 존경, 경의를 뜻하며 주로 영화에서 사용된다. 거장의 영화 속 장면을 후배 감독이 차용해 자신의 영화에 녹여낸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영화 ‘킬빌 vol.1’에서 ‘사망유희’ 속 배우 이소룡의 트레이닝복을 여주인공에 입힌 것 등이 속한다.
대중음악에도 자신이 존경하는 뮤지션의 특정한 음악 스타일을 입혀낸 오마주가 있다. 이승환의 10집 수록곡 ‘리즌(reason)’이 세계적인 밴드 비틀즈를 떠올리게 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그런데 이러한 오마주가 해명할 때마다 등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음악에서의 오마주는 어떤 의미일까.
영화의 오마주는 특정 장면이나 대사를 똑같이 가져다 쓰지만 저작권 문제에 크게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음악에서는 샘플링과 같이 표절에 선을 넘나들 수 있는 위험요소가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즉, 아무리 제2의 창작자가 오마주라고 주장할지라도 제1의 원작자가 표절이라고 주장해 재판을 신청할 경우 이를 피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샘플클리어와 같이 두 저작자 사이에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 음악에서의 ‘오마주’다.
최근 두 가수가 오마주라는 단어를 언급했다. 공교롭게 걸그룹에서 솔로로 변신을 도모한 티아라 효민과 포미닛 현아다.
효민은 지난달 30일 발매한 첫 솔로 ‘메이크 업(Make Up)’ 앨범에 수록한 자작곡 ‘담(談,膽)’에서 “상처가 아물면 뭐해 흉터가 남는데”, “철창 사이로 비추는 석양과 적막함이 내 외로움과 섞여가”, “감정에 굳은살이 뱄나 봐 가슴이 먹먹”, “But 실패는 또 다른 가능성을 줘. 잊지마 똑바로 살아가는 법”이란 가사가 그룹 블락비 멤버 지코가 프로듀싱한 ‘부비스 오버(Movie's Over)’, ‘신께서 답했다’, ‘디드 리브스(Dead Leaves)’ 등과 비슷하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러자 블락비 지코는 지난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제 믹스테잎의 몇 구절을 오마주하고 싶다고 해서 사전 동의 후 작업이 진행된 건 사실입니다. 제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들께 미리 공지하지 못한 점 저 또한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라고 대신 해명하며 일단락됐다.
현아는 3집 EP ‘에이 토크(A Talk)’에 수록된 그룹 비투비 임현식 ‘어디에서 어디까지’의 기사 일부가 그룹 god가 발표한 ‘반대가 끌리는 이유’와 비슷하다고 논란이 됐다.
“반대라서 더 끌리나 나와 다르니까 그게 날 더 사로잡나 처음 본 거니까”(반대가 끌리는 이유)와 “반대라서 더 끌리나 나와 다르니까 이게 날 더 사로잡나 처음 본 거니까”(어디부터 어디까지)라는 부분은 한 글자만 제외하고 똑같다.
임현식은 지난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어디부터 어디까지’ 가사에 god 선배님 컴백 축하와 존경의 의미로 hommage(오마주) 했습니다. 현아, 현식이가 god 팬이라는 걸 티내고 싶었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현아 측은 god 측과의 사전 합의를 거치지 않고 사용했으나 god 측이 "좋은 의미로 사용한 만큼 좋게 받아드릴 것"이라고 선처해 종결됐다.
한국음악저작권협희 박성민 대리는 “외국에서는 원곡자에게 합의를 구하지 않아 소송에 휘말린 경우도 종종 있을만큼 예민한 부분”이라며 “오마주라고 했을 경우라도 반드시 원작자에게 합의를 거처야만 저작권 침해를 면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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