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삼성전자 ‘타이젠호’가 풍랑에 흔들리고 있지만 키는 단단히 붙잡고 있다.
최초의 타이젠폰 ‘삼성Z’ 출시 연기 후 일각에서 실패론이 대두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M&A 등을 통해 타이젠 생태계 확장에 적극 나서는 모습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Z 출시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추후 타이젠폰 출시가 어려운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의 리처드 위 대표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동통신업체들이 타이젠폰을 출시하라고 요청했지만 거부했다”며 “타이젠이 성공할 가능성은 없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단순히 타이젠폰 전략을 수정한 것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프리미엄폰인 삼성Z가 아닌 보급형폰에 타이젠을 적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원되는 앱이 많아야 하는 프리미엄폰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태계가 부족한 보급형폰에 타이젠 적용이 용이할 것이란 해석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삼성Z 출시 연기 사유로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는데 최근 이를 위한 활발한 움직임도 포착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스마트씽즈와 콰이어트사이드를 잇따라 인수했다. 업계에서는 특히 스마트씽즈 인수가 타이젠 생태계 확장의 포석이 될 것이란 평가다.
스마트씽즈는 사물인터넷 개방형 플랫폼 개발업체로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의 앱을 통해 주거 자동화 시스템을 지원하는 플랫폼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 전문가는 “삼성전자는 이미 타이젠 기반 카메라나 냉장고를 개발하고 웨어러블 스마트워치를 통해 타이젠 사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는데 스마트씽즈가 이러한 시도에 추진력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콰이트사이드 역시 주력은 시스템 에어컨 등 공조제품 유통 전문업체이지만 삼성전자는 이 회사 인수를 계기로 스마트홈 신사업 개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혀, 타이젠 생태계와도 무관하지 않다.
타이젠은 개방형 플랫폼으로, 이를 채택한 웹브라우저만 있으면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TV와 카메라, 가전제품, 자동차에서도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스마트홈 등 사물인터넷을 겨냥하고 있다.
타이젠폰은 여러번 연기됐지만 타이젠 스마트워치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장조시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운영체제(OS)별 스마트 워치 시장점유율에서 지난 2분기 처음으로 타이젠(50만대, 47.8%)이 안드로이드(30만대, 28.6%)를 꺾고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삼성기어2와 기어2네오를 비롯해 전작인 갤럭시 기어도 타이젠 업데이트를 하는 등 스마트워치에선 확고한 타이젠 노선을 걷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오는 9월 초 독일 ‘IFA 2014’에서 다시 새로운 스마트워치 신작을 공개해 웨어러블과 함께 타이젠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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