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 거주지역을 공격하면서 터키로 국경을 넘는 대규모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량학살의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20일(현지시간) IS가 시리아 북부 요충지이자 터키와의 접경인 아인알아랍의 인근 마을에서 쿠르드족 민간인 11명 이상을 처형했다고 밝혔다.
SOHR는 또 현지 활동가를 인용해 IS와 시리아 쿠르드족 민병대인 인민수비대(YPG)가 아인알아랍에서 격전을 벌여 IS 조직원 18명 이상이 숨졌고, 이 가운데 중국인도 1명 포함됐다고 밝혔다.
IS는 지난 17일 탱크와 대포 등을 동원해 아인알아랍으로 진격한 뒤 YPG와 나흘째 교전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IS는 아인알아랍 인근 마을 60여 곳을 장악했으며, 마을의 쿠르드족 주민 800여 명의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SOHR은 전했다.
지난 18일부터 이 지역의 쿠르드족 주민 수만 명은 IS의 살해 위협을 피해 터키로 피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정부는 이들의 입국을 허용하는 등 인도주의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터키 국경을 넘은 시리아 쿠르드족 주민이 6만 여명에 이른다.
아울러 IS가 쿠르드족을 몰살할 수 있다는 우려에 전날 밤 터키의 쿠르드족 청년 300여 명이 국경을 넘어 YPG에 합류했다고 SOHR는 밝혔다.
시리아 쿠르드족 정치조직인 민주동맹당(PYD)의 지도자 살레 무슬림은 시리아 쿠르드족이 이라크 북부 신자르의 야디지족처럼 IS에 학살될 수 있다며 미국과 유럽에 도움을 요청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최근 시리아로의 공습 확대 계획을 밝힌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공습 승인만을 남겨 둔 채 본격적인 공습 카운트다운에 돌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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