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준결승에서 상대의 일격을 받으며 어깨가 탈골된 김은경 선수가 투혼을 발휘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준결승에서 탈구된 오른쪽 어깨는 진통제를 통해 궁여지책으로 치료한 뒤 테이핑으로 고정했다. 때문에 김은경 선수는 상대의 옷깃을 제대로 잡기 힘들정도로 오른팔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김은경(26·동해시청)은 동메달을 따겠다는 집념으로 고통을 참아냈고 결국 생애 첫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획득했다.
누구보다 갚진 동메달을 획득한 순간에 김은경은 통증 속에서 웃음을 보였다.
김은경은 2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유도 78㎏이상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나지르 사르바쇼바(키르기스스탄)를 상대로 유효 2개씩을 나눠갖는 접전 속에 경기 종료 직전 벼락같은 안뒤축걸기로 득점을 추가해 힘겹게 승리했다.
김은경은 앞서 치른 4강전에서 일본의 이나모리 나미에게 허벅다리걸기로 한판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어깨가 탈구되 잠시동안 일어서지도 못했다.
경기요원이 재빨리 뛰어가 빠진 어깨뼈를 맞췄지만 극심한 통증에 시달려야만 했다.
하지만 김은경은 포기하지 않고 진통제를 맞은 뒤 어깨에 테이핑을 하고 경기장에 나섰고, 마침내 동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가 끝난 김은경은 매트에 떨어진 허리띠조차 줍지 못할 정도로 어깨 통증에 시달렸고, 아픔과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은경은 서정복 여자 대표팀 감독의 부축을 받으며 매트를 떠났고, 곧바로 장외에 누워 오른쪽 어깨 치료를 다시 받고 믹스트존을 통과했다.
그의 동메달은 금메달만큼이나 값졌다. 26살의 늦은 나이에 처음 아시안게임에 데뷔한 김은경은 부상의 고통을 참아가며 '만년 2진'의 꼬리표를 떼고 당당히 아시안게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울음을 참지 못한 김은경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속상하다"며 준결승의 아쉬움과 동메달의 기쁨이 교차하는 감정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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