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거주 외국인들이 국내 시중은행을 통해 해외로 돈을 보낼 때 드는 수수료가 한 번에 적게는 1만원, 많게는 3만원 이상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공시된 자료를 보면 2000달러 이하의 금액을 해외로 송금할 때 내야하는 수수료가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외환은행 등이 1만원이었다. 하나은행은 7000원의 수수료가 든다. 보내는 액수가 커지면 금액대에 따라 최대 3만원까지 수수료가 든다.
여기에 전신료가 한 건당 8000원씩 더해진다. 따라서 매달 100만원씩 해외로 송금한다고 가정할 경우 수수료를 1년에 21만원이나 내야하는 셈이다. 또 돈을 찾을 때 현지 은행에서 또 수수료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이중으로 돈이 들어가게 된다. 미국의 경우 송금받은 돈을 찾을 때 한 건당 20달러 정도의 수수료가 붙는다.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인 칸씨는 "한 달에 150만원 월급을 받는데 여기서 생활비를 제외하고 고향에 보내는 돈에 대해 건당 1만원이 넘는 수수료까지 내야하니 갈수록 생활이 어려워진다"고 하소연했다.
경기도 남양주 지역에 거주하는 한 외국인 노동자 역시 "수수료가 비싸 매달 가족들에게 돈을 보내주지 못하고 몇 달에 한 번씩 몰아서 보내고 있다"면서 "1만~2만원이 한국에서는 적은 돈일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서는 큰 돈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수료 부담이 만만치 않다 보니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 자국 은행의 한국지점을 이용하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수수료가 국내 은행과 비교해 저렴할 뿐 아니라 원화로 예금하면 자동으로 자국 화폐로 전환해 송금해주기 때문에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물론 한국에 지점이 진출해있는 중국 등 일부 국가 출신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다.
중국인 리상(28)씨는 "중국은행 한국지점에서 송금카드를 만들고 원화를 입금시키면 은행에서 알아서 위안화로 전환해 송금해주기 때문에 편리하다"면서 "이 경우 수수료가 1만원 수준으로 한국 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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