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하이얼(海尔) 등 중국 3대 백색가전업체가 올 들어 더욱 짙어진 중국 경제성장의 둔화색에도 불구하고 지난 3분기까지 두자릿 수 성장세를 보여 주목됐다.
최근 중국 경기 하방압력 가중 및 제조업 부진에도 불구 하이얼·메이디(美的)·거리(格力) 등 3대 백색가전업체가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자신만의 활로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고 신징바오(新京報)가 4일 보도했다.
최근 발표된 3분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3대 기업은 3분기까지 두자릿 수 순익 증가율을 기록하며 남다른 '활기'를 보이고 있다. 메이디의 경우 올 들어 3분기까지 총 매출액은 1091억 위안으로 동기대비 16.4% 증가했으며 순익은 89억5000만 위안으로 동기대비 무려 49.2% 급증했다.
거리 전기의 올 3분기까지 총 매출은 984억1000만위안으로 동기대비 12.07% 증가했으며 순익은 98억2800억을 기록, 동기대비 29.67%나 껑충 뛰었다.
2009년 이후 세계 백색가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하이얼의 주력계열사인 칭다오하이얼의 올 3분기까지 총 매출액은 동기대비 5.75%증가한 704억8700만 위안, 순익은 21.82% 증가한 42억16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칭다오하이얼은 하이얼 그룹의 주력계열사이자 역시 칭다오 계열사이자 세탁기, 온수기 등을 생산하는 하이얼 전기의 모기업으로 에어컨, 냉장고 및 소형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 백색가전업체가 선전할 수 있었던 것은 각기 자신만의 '활로'를 찾았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메이디의 경우 3년간 '파격적 다이어트', 즉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경영의 효율을 높이고 전자상거래, 물류 등 사업다각화를 꾀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거리전기는 중국의 여성파워, 둥밍주(董明珠) 회장의 리더십을 바탕으로 대표 제품인 '에어컨' 에 사업 역량을 집중하고 역시 전자상거래 등 판매루트를 확보하면서 매출액 확대를 이룰 수 있었다.
하이얼은 과감하게 생산업체와 소비자의 '중간 유통' 단계를 잘라내고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실적 신장에 나섰으며 해외진출의 속도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은 1984년 산둥(山東)성 칭다오의 작은 냉장고 공장로 시장해 글로벌 굴지기업으로 도약, 전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90년 기술을 도입했던 독일 가전시장에 냉장고를 역수출하는데 성공한 후 해외진출에 속도를 올리고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는 물론 남미와 중동지역까지 손을 뻗었다.
'저가'로 경쟁력을 높이고 '기술력'도 서서히 갖추면서 2009년 이후 세계 백색가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국제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얼은 세계 백색가전시장 점유율 9.7%를 기록하며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세탁기, 냉장고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9%, 16%로 독보적인 수준이다.
최근에는 태국 방콕을 동남아시아 에어컨 생산 및 판매 허브로 결정하고 아시아 시장 확대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는 내년 말로 예정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경제공동체(AEC) 출범에 대비한 것으로 호기를 잡아 이 지역 에어컨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하이얼의 지난해 해외시장 매출규모는 295억 달러에 달했지만 아세안 및 일본 시장의 총 매출액은 11억 달러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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