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정부가 해외 여러 국가와의 통화스왑 체결 및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설치를 확대하며 위안화 국제화를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9일 신화망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전날 캐나다 중앙은행과 2000억 위안(약 35조6300억 위안) 규모의 통화스왑을 체결했다. 이번 스왑계약은 3년간 유효하며, 양측이 동의할 경우 연장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캐나다에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위안화적격외국인투자자(RQFII) 자격을 캐나다에 부여키로 했다. 최초 투자규모는 500억 위안으로 결정했으며, 이후 더 많은 위안화 업무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규모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중국 인민은행 측은 "이번 계약은 양국간 금융합작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양국 기업과 금융기관이 위안화를 사용해 역외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양국무역 투자의 자유화와 편리화, 지역금융안정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2009년 4월 아르헨티나와의 통화스왑을 시작으로 가장 최근 카타르 중앙은행과 350억 위안 규모의 통화스왑을 체결하는 등 현재까지 28개 국가 및 지역과 통화스왑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 인민은행이 23개 국가 및 지역과 체결한 통화스왑 계약 규모는 총 2조5700억 위안에 달한다.
이처럼 중국이 통화스왑계약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지역간 금융협력을 강화하는 것 외에도 미국 달러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외국인 기관 투자자가 일정 한도 내에서 중국 주식 및 채권 시장에 위안화로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정책인 RQFII 제도 또한 같은 맥락에서 도입됐다.
위안화 역외 허브 구축 열풍도 위안화의 국제화 움직임에 한몫을 하고 있다. 최근 외국의 중앙은행들은 글로벌 위안화 역외 허브를 선점하기 위해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을 속속 설립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03년 홍콩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대만, 마카오, 싱가포르 등 4곳에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이 들어선 데 이어 올해는 런던, 파리, 프랑크푸르트, 룩셈부르크 등 유럽 금융 중심지를 비롯해 서울에도 위안화 청산결제은행이 설립됐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2009년 7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위안화 역외무역결제 누계액은 10조 위안을 돌파했다. 위안화 무역결제 확대로 역외에 축적되는 위안화도 늘면서 위안화 예금잔액 또한 빠르게 늘고 있다. 올해 9월말 기준, 홍콩 위안화 예금잔액은 9445억 위안에 달했다.
위안화 국제채권 및 어음 발행 규모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과거 위안화 채권 발행이 홍콩과 싱가포르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올해는 유럽 채권 시장의 중국 은행권과 기업에서도 각광을 받았다. 올해 1~5월 역외 위안화 채권 발행 규모는 지난해 한 해 규모와 맞먹는 1066억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2년 전 전 세계 14대 무역결제 통화였던 위안화가 현재 세계 7대 무역결제 통화로 부상하는 등 위안화 국제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