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국내 화학업계 빅3인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의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케미칼 3사의 3분기 매출액은 11조34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조9897억원보다 6416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060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업체별 3분기 실적을 보면 업계 1위 LG화학은 357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8%가 감소했다. 매출액은 5조6639억원으로 3.4%, 당기순이익은 2319억원으로 34.2% 급감했다. 특히 정보전자소재 부문은 매출액 7111억원, 영업이익 317억원으로 전 분기와 비교해 각각 0.6%, 32.8%가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은 업황회복 지연과 원화 강세 등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면서 "정보전자소재부문도 엔화 약세에 따른 경쟁 심화, 중국 편광판 증설에 따른 초기비용 등으로 수익성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은 3분기 매출액 3조7008억원, 영업이익 1422억원, 당기순이익 10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2%, 17.2% 줄었고, 영업이익은 34.2%나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은 "원화 강세와 중국시장의 업황회복 지연에 올레핀 부문 등의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다"고 전했다.
한화케미칼도 태양광 부문의 적자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한화케미칼의 3분기 매출액 1조9758억원, 영업이익 235억원, 당기순이익 1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5.2%, 42.7%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석유화학 부문의 경우 폴리실리콘 생산라인 초기가동 점검 등의 영향으로 160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태양광사업 부문도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 2분기 14억원 흑자를 기록한 태양광 부문은 3분기 유럽 및 일본시장의 경쟁 심화 등의 여파로 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년 중 가장 수요가 많은 3분기에 화학업계 빅3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업계의 최대 수출처인 중국시장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회복의 지연과 경쟁 심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사업 부문별로 실질적인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했으나 환율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업계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자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기의 영향보다 사업의 구조적인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기도 한다.
임지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국내 화학업계의 실적 부진이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보다는 범용제품 위주인 한국 화학산업의 구조적 경쟁력 악화에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임 연구위원은 "동아시아 역내 수요가 둔화되고 있는데다 중국과 중동 등 저가원료 기업들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고기능 제품이나 고부가가치 정밀화학 산업에서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력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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