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택시에 기사와 승객 분리 보호격벽 설치 지원

[사진=보호격벽 설치 예시]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서울시가 택시 운수종사자 보호를 위해 택시 운전석 보호 격벽 설치를 지원한다고 4일 밝혔다. 설치비용의 절반은 시가 부담하며 이날부터 여성 운수종사자 차량 35대에 시범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간다.

시내버스의 경우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운전자 보호 격벽 설치가 의무화돼 있다. 반면 택시는 관련 규정이 없어 여성 운수종사자가 승객의 폭력이나 추행 등에 노출될 수 있다고 판단, 시범적으로 보호 격벽을 설치키로 한 것이다.

일례로, 15년차 여성 택시 운수종사자 D(50) 씨는 지난달 술에 취한 남성 승객이 유흥가 골목으로 들어가자고 하더니 '같이 술을 마시자'며 내리지 않아 곤욕을 치렀다. D씨는 한 달에 꼭 한두 차례 이런 일을 겪는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가 지난 9월부터 개인·법인택시 여성 운수종사자 총 8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인택시의 34.8%(전체 462명 중 161명)가 '설치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보호 격벽은 망치로 쳐도 깨지지 않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다. 설문조사 결과 설치가 필요하다고 한 응답자 중 89.9%(149명)가 선호한 운전석 측면·뒷면을 모두 감싸는 형태다.

서울시는 이번 시범운영 결과를 모니터링한 뒤 운수종사자와 시민 의견을 듣고 추후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김규룡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운행 중인 운수종사자에게 폭력 등을 행사할 경우 운전자와 더불어 승객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운전자와 승객 모두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시설과 서비스를 계속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