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인사]성과·능력주의서 파생된 이재용식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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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04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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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미술팀 김효곤 기자]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4일 단행된 삼성 임원인사는 성과주의‧능력주의 원칙 아래 기존 틀을 깨는 파격적인 승진 사례가 나온 것이 특징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도해 처음 실시한 이번 삼성 임원인사에서 ‘젊고 역동적’인 조직으로 변화하려는 세대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인사도 찬바람

단 3명의 사장 승진자를 배출했던 사장단 인사에 이어 임원인사도 찬바람이 불었다. 지난해 476명에 달했던 임원 승진자는 올해 삼성 계열사들의 실적부진 여파로 353명에 그쳤다.

직급별로는 부사장 42명, 전무 58명, 상무 253명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전무급 승진자가 가장 많이 줄었다. 부사장은 17.6%, 전무는 37.6%, 상무는 23.7%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삼성 임원 승진자 수는 2007년 223명, 2008년 247명, 2009년 380명, 2010년 490명, 2011년 501명으로 해마다 늘다가 이후 2012년 485년, 2013년 476명으로 감소하더니 올해 353명으로 뚝 떨어졌다.

◆모바일-반도체 희비

지난해 정점에서 추락한 삼성전자가 문책인사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 전체 승진 규모는 올해 165명으로 2012년 226명, 2013년 227명에서 크게 줄었다. 다만, 삼성전자 외 다른 계열사들 역시 연쇄 부진을 겪은 만큼 전체 승진자 중 삼성전자 비중은 46.7%로 지난해(47.6%)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호실적을 낸 메모리사업부는 예년보다 확대된 승진 규모로 보상을 받았다. 메모리사업부 승진자 수는 2012년 14명, 2013년 20명, 올해 22명으로 해마다 느는 추세다. 앞서 사장단 인사에서도 전영현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이 높아진 승진문턱을 통과해 이날 인사에서의 반도체 득세를 예상케 했다.

반면, 지난해 승진잔치를 벌인 것과 다르게 올해 승진자 명단에서 무선사업부 임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부사장 승진자 21명 중에서 무선사업부 소속 임원은 윤두표, 최경식, 최윤호 단 3명뿐이다. 지난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보다 9.7% 증가했으나 IM(IT‧모바일)부문은 73.8%나 감소하는 등 인사평가에 실적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발탁·여성·외국인 파격 속출

전체 승진폭이 줄어든 가운데서도 능력 위주의 인사평가가 단행되며 발탁, 여성, 외국인 임원 인사에서 다소 파격적인 승진 케이스가 도출됐다.

이번 발탁인사 규모는 56명으로 지난해 역대 최대규모인 86명에 못미친다. 하지만 전체 승진자 중 발탁인사 비중을 보면, 2010년 8.18%, 2011년 10.6%, 2012년 14.9%, 2013년 17.8%, 올해 15.7%로 지난해 사상최대실적이란 특수상황을 빼면 삼성의 강력한 세대교체 의지가 읽힌다.

이 과정에서 부장 승진 1년만에 상무가 되는 고속승진이 나왔다. 스마트 LTE(롱텀에볼루션) 솔루션 기술을 최초 개발한 문준 삼성전자 부장이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 인사의 유일한 3년 발탁 임원이 됐다.

여성 임원 중용 기조도 이어져 올해 승진자가 대폭 줄어든 속에서도 지난해(15명)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14명)했다. 이에 따라 전체 여성임원 수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을 포함해 총 58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2011년 25명에서 3년만에 두배 이상 늘어난 숫자이며, 국내 대기업 중 가장 많다.

특히 조선업계 최초로 삼성중공업에서 여성임원이 배출됐다. 삼성중공업이 세계 최초 초대형 에탄운반선을 수주하는 데 공을 세운 박형윤 삼성중공업 런던지점장이 상무로 승진했다.

외국인 임원 중에서도 이례적인 인사가 나왔다. 삼성전자 실리콘밸리연구소 소속 인도계 과학자인 프라나브 미스트리가 33살 나이로 최연소 상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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