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세탁기, 유형·제품별 성능 기준 ‘천차만별’

한국소비자연맹 "세척력·헹굼 등 관련 규정 정비해야"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1인 가구 증가로 생활양식이 변화함에 따라 생활가전 사용 패턴도 달라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가전제품에서 인기를 얻는 미니세탁기의 성능 기준이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속옷이나 간단한 세탁물을 세탁할 수 있는 3kg정도 세탁용량을 가진 미니세탁기의 세척력과 헹굼 성능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9일 한국소비자연맹이 시중에 판매되는 6개 미니세탁기(전기드럼세탁기 2종, 전기세탁기 4종)의 성능을 비교한 결과 전기드럼세탁기는 헹굼비, 전기세탁기는 세탁비 기준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현행 효율관리기자재의 운영에 관한 규정에는 미니세탁기의 성능 기준이 없다”며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의 의무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제품에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표시되면 1kg당 소비전력량, 연간 에너지비용 등 중요 정보를 소비자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국내 세탁기 기준에 세탁통 크기에 대한 규정이 없어 이에 대한 규정 마련도 요구했다. 국내 세탁기의 경우 3kg 세탁용량을 가지고 있어도 제품별로 세탁통 크기가 달르다.

이에 따라 같은 양의 세탁물을 넣어도 세탁성능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 세탁용량에 따른 세탁통 크기에 대한 규정이 마련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조사한 미니세탁기 성능 비교는 동부대우전자·LG전자(이상 전기드림식), 삼성전자·하이얼·에코웰·유이테크(이상 전기세탁기) 등 6종을 대상으로 했다.

하이얼(i wash-w) 전기세탁기는 헹굼비가 0.98로 기준(1.0)에 못 미쳤으며 소비효율등급도 2등급으로 표시했지만 ‘등급 외’인 것으로 판정됐다.

또 4개 미니세탁기는 일부 항목이 실측치와 표시치가 불일치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기드럼세탁기인 동부대우전자(DWD-M301WP) 세탁기는 1회 세탁시 37분이 소요됐지만 실제 표시치는 29분이었다.

전기세탁기인 유이테크(MW-38D1C), 에코웰(XQB32-M999), 하이얼(i wash-w) 세탁기는 1회 세탁시 CO2 배출량 표시치가 16~26g/회였지만 실측치는 19~31g/회였으며 1kg당 소비전력량도 표시치는 9.8~19.8Wh/kg였지만 실측치는 11.6~22.6Wh/kg으로 나타났다.

온수 기능이 있는 세탁기에서 온수세탁은 냉수세탁보다 연간 에너지 비용이 많이 소요됐다. 전기드럼세탁기인 동부대우전자(DWD-M301WP), LG전자(F13D9FQ) 세탁기는 냉수세탁 시 연간 에너지 비용이 1000원인데 비해 온수세탁 시 각각 2만8000원, 1만7000원이다.

삼성전자(WA30F1K6QSA01) 세탁기는 냉수세탁 시 연간 에너비 비용이 2000원인데 반해 온수세탁 시 2만8000원의 비용이 소요됐다.

반면 물 사용량은 전기드럼세탁기가 전기세탁기보다 적었다. 냉수세탁은 전기드럼세탁기 표준세탁 물 사용량 분포가 26.9~31.3리터, 전기세탁기에서는 68.1~78.2리터의 분포를 보였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전기드럼세탁기에는 세탁 시 물이 적게 사용되므로 거품이 많이 나는 세제보다 드럼세탁기 전용세제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며 “제품에 표시된 소비자 사용조건인 1회 세탁 물 사용량, 1회 세탁 소비전력량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미니세탁기 구매 가이드

▶전기드럼세탁기에는 세탁 시 물이 적게 사용되므로 거품이 많이 나는 세제보다 드럼세탁기 전용세제를 사용할 것을 권함.

▶거품이 많이 나면 거품이 없어질 때까지 헹굼을 하게 되므로 거품이 적게나는 드럼세탁기 전용세제의 사용이 더 나음.

▶전기세탁기 구입시 표시된 세탁용량뿐만 아니라, 세탁물이 들어가는 세탁통의 크기도 확인이 필요함.

▶일부제품에서는 세탁용량은 높게 표시되어 있음에도, 실제 세탁통 크기가 작아, 표시된 용량만큼의 세탁물을 넣게 되면 세척력이 떨어지고 탈수시 소음이 발생함.

▶제품에 표시된 소비자 사용조건인 1회 세탁 물 사용량, 1회 세탁 소비전력량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것이 좋음.

▶온수 기능이 있는 제품에서 삶는 기능의 이용 시 물 온도가 95℃로 높다는 점과 온수 기능이 없는 냉수 전용 세탁기에서 50℃ 이상의 온수 사용 시 플라스틱이 변형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유의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