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우디 공공투자펀드(PIF)는 현재 포스코 쪽에 비상장 계열사인 포스코건설 지분매각을 제안했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알려진 거래대상 지분은 약 30%(1조원)다. 이번 지분매각 주관사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로 정해졌다. 메릴린치는 2008년 포스코건설 상장을 추진했을 때에도 상장 주관사를 맡았다. 당시에는 예상 공모가가 기대치를 밑돌아 계획이 철회됐다.
포스코건설은 모회사인 포스코에서 보유한 지분이 총 89.53%(3288만주)에 달한다. 특수관계자인 포항공대도 2.36%(87만주)를 갖고 있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 지분매각을 오는 6월까지는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번 거래가 성사될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첫 투자 사례가 된다.
손성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은 "PIF는 자국 인프라 건설을 비롯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론이나 에쿼티 투자를 주로 한다"며 "기업 지분을 인수하는 경우에도 자국 관련 기업이나 금융사에만 주로 투자하고, 해외투자는 많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 시도가 이례적이라는 얘기다. 포스코건설 측은 기술 경쟁력으로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세계적인 철강업체인 포스코 계열사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예상대로 PIF가 지분인수를 마무리하면 포스코건설 상장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PIF는 상장 전 지분매각(프리 IPO) 방식으로 주식을 사들이기로 가닥을 잡았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올해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에는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점친다.
대주주인 포스코도 이번 매각자금을 재무구조 개선, 철강사업 역량 확대에 쓴다는 계획까지 세워뒀다. 주요 증권사는 포스코에 대해 이번 거래로 얻을 이득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 포스코는 현지 완성차 사업에도 나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자회사인 포스코건설이 공장을 짓고, 대우인터내셔널이 운영 및 부품 공급을 맡는다는 것이다.
유가가 크게 떨어진 점도 매각 가능성에 힘을 보탠다. 탈석유화를 통한 신산업개발만이 사우디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한국 투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실제 PIF는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 100층짜리 빌딩을 짓기 위한 부지매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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