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통과, “GDP 0.65% 향상…내수 침체 우려도”

김영란법 국회통과…국가경제 영향에 관심 쏠려

경제성장률 향상이냐 내수위축이냐…정부도 모니터링 '집중'

[사진=아주경제신문DB]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지난 3일 부정부패 척결을 담은 이른바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가경제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렴국가에 따른 소득과 경제성장률 향상을 분석하는 반면, 외식업·백화점·골프장 등 내수 분야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4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내년 하반기 시행 예정인 김영란법과 관련한 경제적 효과를 들여다보는 등 본격적인 모니터링에 착수한다.

정부는 김영란법 시행이 내년 하반기부터라는 점에서 경제적 효과를 당장 따지기 어렵다는 계산이다. 다만 일부 지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경제성장과 내수 위축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빈사상태에 놓인 유통업계는 벌써부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김영란법에 따른 여파가 골프장이나 음식점·술집 등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주요명절 매출의 40% 가량을 기업 법인카드로 벌어들이는 백화점의 경우는 영업 타격을 우려하고 있다. 기업들이 김영란법을 우려해 선물 씀씀이를 줄이는 등 법인카드 사용을 자제할 수 있어서다. 식당과 골프장으로 불어올 후폭풍도 예견하고 있다.

즉 기업들의 대관업무 예산이 감소하고 덩달아 소비 심리위축을 불러오는 등 내수시장에 닥칠 부정적인 면을 걱정하고 있다. 국세청에 신고된 국내기업의 접대비 규모를 보면 지난 2013년에만 9조68억원이 사용됐다.

신고하지 않은 지하경제까지 따지면 한해 어마어마한 금액이 내수시장에 뿌려지는 셈이다. 하지만 사회가 투명해지는 지하경제 양성화 등 긍정적인 효과와 국가경제성장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방안이 부정부패 방지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은 부정부패 수준이 매우 높은 나라로 평가되면서 경제 성장 동력을 저해하고 있다는 의미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분석한 ‘부패와 경제성장(2012)’ 연구보고서를 보면 OECD 국가들의 평균 부패지수는 7.0점인데 반해 한국의 부패지수는 4.7점으로 OECD 평균보다 2.3점 높다.

한국의 청렴도가 OECD 국가 평균에 이를 경우 연평균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38.5달러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경제성장률 또한 연평균 0.65%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는 추정치를 내놓고 있다.

한국생산성본부의 ‘국가별 부패인식지수와 노동생산성의 연관성(2010년)’ 연구결과에서도 부패 정도가 심할수록 생산성이 하락하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은 “김영란법이 제대로 정착되면 국가경제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 따르면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가 10점 상승하면 해당 국가에서 경영활동을 하는 기업에 약 7.5%의 세율 인하효과가 있어서 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고 강조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이 내년 하반기부터라는 점에서 당장 경제적 효과를 따지기는 어렵지만 일부지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내수침체 우려도 나오는데 김영란법 취지 자체가 규제나 제약보다는 선순환 차원이라는 점에서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정부도 관련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