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매각시장 희로애락-애(哀)] 토종 파운드리 ‘동부하이텍’, 해외 기술 유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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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1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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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지난해 동부그룹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시장에 나온 동부하이텍은 1997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다.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CMOS 이미지 센서, 전력반도체, 디지털 오디오 앰프 칩, 터치스크린 칩 등을 생산한다.

주력제품은 비메모리 반도체로 D램이나 낸드플래시를 주로 취급하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는 다른 분야를 다룬다.

아울러 동부하이텍은 국내 팹리스의 반도체 생산을 대행해주는 국내 유일의 파운드리 업체이기도 하다.

제조설비 없이 반도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 업체에게 동부하이텍은 회사를 지탱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룹의 사정 상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지만, 이 같은 기술력과 국내 시장에서의 입지 등으로 동부하이텍을 필요로 하는 기업의 이름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아직 매각 작업이 완료되지 않았지만 동부하이텍이 새 주인을 찾을 것이란 전망에는 업계의 이견이 없다.

하지만 우려되는 것은 중국 등 해외 기업으로 동부하이텍이 팔리는 경우다.

10여 년간 키운 토종 반도체 기술력이 해외로 넘어갈 경우, 동부하이텍을 떠나 국내 반도체 산업의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또 동부하이텍과 함께 반도체 생산을 하고 있는 국내 팹리스 업체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 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동부하이텍에 관심을 나타냈지만 결국 인수를 철회했다.

중국 기업들은 국내 기업을 인수해 투자하지 않고 기술 빼가기에 급급한 사례가 있어 국내 산업적인 측면에서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현대전자의 LCD사업부에서 시작해 분사한 하이디스 테크놀로지가 대표적인 예다.

하이디스는 중국 비오이, 대만 이잉크에 차례로 인수되며 투자는 거의 받지 못한 채 기술력만 유출돼 2000여 명에 이르던 직원들은 377명으로 줄었다.

회사 측은 그나마 남은 직원들에게도 공장을 폐쇄하겠다며 정리해고를 통보한 상태다.

M&A 시장에 나온 기업이 새 주인을 찾는 것은 기업에게 긍정적인 일이지만 동부하이텍의 경우 특유의 기술력과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 중국 시장의 경쟁 업체 등 국내 산업 보호 측면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는 지적이다.

동부하이텍은 세계 파운드리 업계 순위 9위로 국내 업체 중에는 유일하게 10위권에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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