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추상' 무스타파 훌루시 "삶을 산다는 즐거움 느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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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3-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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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러리아포레 페이지갤러리에서 두번째 한국개인전..4월30일까지

[무스타파 훌리시가 갤러리아포레 더페이지갤러리에서 한국에서 두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사진=박현주기자]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그림이 어렵다"고 말하자 그가 말했다. "너무 많은 생각은 할 필요가 없어요. 그냥 삶을 산다는 즐거움을 느껴보세요".

진짜같은 사과 그림과,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같은 도형.  두개의 그림을 하나로 붙인 무스타파 훌루시(44)의 작품은 쉽고도 어렵다.

구상과 추상이 쌈쌍둥이처럼 붙어 익숙하면서 낯선 혼란을 일으키기 때문.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너무 많은 생각은 불필요하다.

내가 그림을 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처럼, 바로 '현재'를 보여준다. 

구상작품 화면엔 빨갛게 잘 익은 사과등 과일이, 또는 철쭉꽃과 사과꽃이 활짝 피어있다. 황금보다 더 귀하다는 '지금'의 표현이다.  

 무스타파 훌리시는 극사실로 그린 구상 작품을 "유한성을 상징한다"고 했고, 끝없이 이어지는듯한 도선은 '영원, 무한성'을 상징한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은 무한성에 대한 맹목적 집착으로 유한성을 잊어버리고 사는데 이러한 것들이 충돌하는 게 현실의 세상"이라고 덧붙였다.

 전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어두운 분위기에 전시된 작품이 발길을 끈다.  끝이 검게 타들어가 약간 시든 기운이 있는 양귀비꽃은 쾌락과 환상의 끝을 경험하고있는 사진같은 그림이 있고, 그 옆엔 황금빛으로 칠해진 도형이 끝을 알수 없게 안으로 파고들고 있다. "양쪽의 그림이 모두 같은 것을 말한다"는 작가의 의도를 이해할수 있는 그림이다.

 
 그의 나선형 도형처럼 인생은 얼마나 수많은 미로로 이어져 있던가. 하지만 모든 것은 죽음을 향해 간다. 작가는 이 그림앞에서 "어떤 것에 어떤 믿음을 가질 것인가. 지금 이 순간 내 그림앞에서 생각할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면서 "둘 사이(구상(자원)과 추상(자연))에서 인간적이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세계는 제국주의가 만연하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이미 우리 머릿속에 파고들어와 있지 않느냐"며 "자연을 거스르는 자본주의의 황폐함을 아름답게 지적했다. 
 
 구상과 추상, 두개의 작품을 하나로 융합해 미술계에 떠오른 작가는 영국에서 태어난 터키계 키프로스인이다.  자신의 작품처럼 터키인지만 영국에서 자라 동양과 서양의 정신이 섞였다. 영국 골드스미스 대학에서 순수미술과 비평을 전공했고 왕립미술대학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그는 예술가로서 자부심이 강했다. "예술은 럭셔리한 아이템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각예술은 한번 창조되면 여행하고 전시할수 있는 전 세계로 돌아다닐수 있는 언어가 된다"며 "예술가는 자신의 문화를 위해서 싸우는, 또한 자신의 문화를 창조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사람"이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2011년에 이어 무스타파 훌루시의 두번째 한국 개인전이 서울 왕십리로 갤러리아포레 더페이지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회화를 비롯한 비디오 아트, 거대한 타일작품등 30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4월30일까지. 02-3447-0049
 
[무스타파 훌루시가 양귀비꽃 그림앞에서 그림처럼 서있다. 사진=박현주기자
40대 초반의 젊은 나이로 이미 세계 미술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한 무스타파 훌리시는 ‘제52회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국가대표의 위치로 참여 했으며, 많은 미술 이론가들에게 다양한 영감을 선사했다. 그의 작품들은 사치 갤러리, 시몬앤드시몬, 루이비통의 모회사인 LVMH과 프랑스 최고의 현대미술 컬렉션인 프랑수아 피노 등이 소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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