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훈은 지난해 12월 열린 ‘로드FC 020’ 이벤트에서 김민우(23·MMA스토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이윤준이 보유하고 있는 챔피언 타이틀로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사실 문제훈은 이제까지 항상 타이틀 도전의 문턱에서 챔피언에 등극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문제훈은 이제까지 이길우, 김수철, 송민종과 같은 로드FC의 밴텀급 강자들과 자웅을 겨뤄왔다. 비록 이길우, 송민종에게는 패배했지만 현재 로드FC와 ONE FC에서의 활동을 병행하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김수철에게는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송민종이 플라이급으로 체급을 전향하고, 이윤준이 신흥강자로 등장하기 전까지 로드FC 밴텀급은 이길우, 김수철, 송민종, 문제훈의 밴텀급 사천왕이 지배한다는 팬들의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그러한 구도는 송민종이 로드FC 플라이급으로 체급을 전향하고, 이윤준이 파죽지세의 형상으로 이길우의 밴텀급 챔피언 타이틀을 빼앗으면서 무너졌다.
하지만 로드FC 밴텀급 챔피언 이윤준은 쉽게 물러날 선수가 아니다. 이윤준은 앞서 언급한 송민종, 이길우, 문제훈, 김수철에 비해서는 비교적 후기에 팬들에게 알려진 선수다. 송민종에게 패배한 것을 제외하고는 김호준, 키야마 마코토, 테라시마 코스케에게 승리를 거뒀다. 특히 문제훈이 패배한 이길우에게는 압도적인 기량차이를 과시하며 챔피언 타이틀을 얻어냈다.
하지만 문제훈이 이길우에게 패배하고, 이윤준이 이길우에게 승리했다고 해서 이윤준이 문제훈보다 경기기량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서로 간의 경기양상을 예측할 수 있는 척도는 어디까지나 이전까지의 전적보다는 스타일의 궁합과 체력의 정도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바라 볼 때 이윤준과 문제훈, 문제훈과 이윤준의 경기처럼 경기양상을 예측하기 어려운 경기는 없을 것이다.
이윤준은 빠르게 치고 빠지는 형식의 타격과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그래플링, 그라운드 부분마저도 속전속결로 마무리하는 스타일이다. 문제훈 또한 흔히 말하는 타격에서 끝장을 보는 ‘끝장 타격가’다. 무에타이 베이스의 문제훈의 타격은 지독하리만큼 물고 늘어지는 상대로서는 진절머리가 나는 타격이다. 한 마디로 반격타격의 정수라는 것이다. 과연 이러한 부분에서 이윤준의 속전속결 타격을 상대하며 문제훈의 끝장 타격이 빛을 발할 수 있을지가 이번 경기의 매치포인트다.
그러한 점을 가장 확실히 대조할 수 있는 경기는 두 선수의 티아고 실바戰이다. 비록 문제훈은 티아고 실바에게 패배하고, 이윤준은 승리했지만 단순한 승패를 떠나서 이 티아고 실바라는 매개체를 통해 둘의 타격 궁합을 얼추 예상해볼 수 있다.
이윤준은 1라운드 안에 강력하면서 빠른 미들킥으로 티아고 실바에게 KO승리를 얻어낸 것에 반해 문제훈은 티아고 실바가 질리도록 계속해서 로우킥과 원투 펀치 콤비네이션을 적절히 섞어주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두 선수의 스타일이 과연 오는 5월 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개최되는 ‘굽네치킨 로드FC 023’ 이벤트에서 어떠한 전개를 맞이하게 될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