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유커도 이젠 쇼핑에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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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18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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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대한민국 여행 하면 서울과 제주, 그 속에서 이뤄지는 쇼핑만이 떠올랐는데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훌륭한 지역이 있었다니 그 감동을 이루 말 할 수 없다.”

얼마 전 자유여행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유커(遊客)가 경주를 둘러본 후 지인에게 했다는 이야기다.

그 말을 듣고 우리나라가 정작 이들에게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알리려는 노력은 배제한 채 오직 이들이 지갑을 여는 데만 혈안이 돼 있었다는 뜻 같아 기분이 씁쓸하기만 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 613만명은14조원을 소비하고 돌아갔다. 일인당 약 240만원을 쓴 셈이다.

이처럼 유커는 침체된 내수경기에 큰 활력을 제공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관광 만족도는 조사대상 16개국 가운데 15위로 현저히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방문율 역시 2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관광 만족도 및 재방문율이 낮은 이유는 단체 관광객 대다수가 주로 '쇼핑에 관광'을 하고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유커를 대상으로 하는 단체 저가 여행상품을 살펴보니 여행 명소는 서울 경복궁, 제주 용두암 등 두 세 곳에 지나지 않았고 나머지 일정은 면세점 및 화장품 매장을 들르는 데 치중돼 있었다.

처음에는 국내 유명 연예인이 광고하는 매장에 들러 물품을 구매하는 것을 즐기던 유커도 이젠 그렇게 짜인 관광 코스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젠 더 이상 쇼핑에 치우치지 않고 한국의 문화와 전통, 맛 등을 느끼며 알찬 여행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다행이 한국관광공사가 현지 음식, 문화, 라이프스타일 등을 체험하는 유커들의 여행방식에 맞춰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발한다는 소식이 들려 왔다. 

그러나 이 역시 관광공사만의 단편적 노력에서 그쳐선 안된다. 이 반가운 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행사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지자체별로 다양한 상품 개발을 통해 우리의 전통, 문화를 알릴 수 있는 전사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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