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영국 중앙은행인 뱅크 오브 잉글랜드(BOE)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현실화됐을 때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에 대해 검토해 온 것이 들통 났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BOE가 가디언 편집인에게 이러한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실수로 발송했다”면서 “BOE는 금융시장 안정 담당 존 컨리페 부총재 지휘 아래 제임스 탈보트 통화정책부장 등 은행 고위 간부 소수만 알 정도로 비밀리에 이 작업을 진행해 왔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OE는 가디언 보도가 나오고 나서 브렉시트 비밀 검토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유럽연합 협약, 브렉시트 국민투표와 관련한 경제와 금융 사안을 평가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책무”라며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BOE는 “지난해 스코틀랜드 독립 주민 투표 때도 그 충격 여파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했다”면서 “이러한 방침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OE는 이번 작업 결과의 공개 여부에 대해 “필요한 시점이 되면 공개할 것”이라며 정확한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야당인 노동당은 “모든 내용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영국 재무부는 곤혹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BOE과 거리 두기에 나섰다. 재무부 대변인은 “BOE는 주요 사안을 재무부와 협의하긴 하지만 통상 독립조직으로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결정한다”며 “이번 건에 대해서는 더 언급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더 난처해진 건 마크 카니 BOE총재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정책 투명성 제고를 위해 통화정책회의 표결 내용을 포함해 회의록을 즉각 공개하겠다”며 “이러한 변화가 BOE 정책의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고 단언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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