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커플’ 안재형-자오즈민의 아들인 안병훈(24)이 유러피언투어에서 첫 승을 올렸다. 그것도 유럽의 강호들이 출전한 투어 메이저급 대회에서 이룬 쾌거다.
안병훈은 24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버지니아 워터의 웬트워스클럽 웨스트코스(파72·길이7302야드)에서 열린 투어 'BMW PGA챔피언십' 최종일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잡고 7언더파를 기록했다.
안병훈은 4라운드합계 21언더파 267타(71·64·67·65)로 통차이 자이디(태국)와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를 6타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트로피를 안았다.
안병훈은 2011년 프로 데뷔 후 정규투어 첫 우승을 유러피언투어의 메이저대회에서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83만3330유로(약 10억1500만원)다. 안병훈은 이 대회전까지 지난해 8월 유러피언 2부(챌린지)투어 ‘롤렉스 트로피’에서 우승한 것이 전부였다.
한국 골퍼가 유러피언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최경주 위창수 양용은 노승열 정연진에 이어 안병훈이 여섯째다.
1988년 서울올림픽 탁구 메달리스트 안재형-자오즈민의 아들인 안병훈은 2009년 US아마추어골프챔피언십에서 역대 최연소 나이(17세)로 우승, 주목을 받았다. 그 덕분에 2010년 남자골프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에 출전하기도 했다.
4년전 프로로 전향한 안병훈은 유럽의 챌린지투어에서 주로 활약하다가 지난해 우승 덕분에 올해 정규 투어에 진입했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2라운드에서 78타를 치며 커트탈락하는 이변에 이어 안병훈은 ‘깜짝 플레이’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첫날 20위권에 머물렀던 안병훈은 둘째날 데일리 베스트인 64타를 치며 단독 2위로 솟구치며 우승경쟁에 나섰다. ‘무빙 데이’인 셋째날에는 5타를 줄인 끝에 1∼2라운드 선두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와 함께 공동 1위에 합류했고, 최종일에도 ‘노 보기’의 무결점 플레이로 우승으로까지 내달았다.
이날 안병훈은 전반에만 버디 2개를 잡고 같은 조로 우승경쟁을 하던 몰리나리를 앞섰다. 그 사이 자이디가 1타차로 따라왔다.
안병훈은 그러나 11번홀(파4)에서 1타를 줄인데 이어 12번홀(파5)에서 ‘알바트로성 이글’로 쐐기를 박았다. 안병훈의 두 번째 샷이 홀 바로 앞에 멈춰 탭인 이글로 연결됐다. 순식간에 2위와 간격이 4타로 벌어졌다. 안병훈은 15번홀(파4)과 17번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추격자들을 따돌렸다.
양용은은 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2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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