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가 이날 차기 대선의 당내 '라이벌'로 꼽히는 박원순 시장과 회동을 같고 이같이 협력을 약속한 것은 김상곤 전 교육감을 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등 혁신위 출범 당일 계파 갈등을 불식시키고 본격적인 내부 통합 행보에 나서겠다는 포석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표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의 한 식당에서 배석자 없이 1시간 30분 동안 박원순 시장과 만찬 회동을 가졌다.
문 대표는 박 시장과의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혁신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우리 당이 뼈를 깎는 그런 각오로 기필코 당의 혁신과 단합을 이뤄야 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 한다"며 "또 그렇게 되도록 혁신위 중심으로 혁신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당이 어려우면 저도 어렵다, 대표님이 어려우면 저도 어렵다, 그야말로 순망치한의 관계가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제가 서울시장으로서 여러 한계가 있지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열심히 돕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민생이 굉장히 어려운 이 때 당의 단합된 모습이 굉장히 중요하다, 국민에게 감동과 희생, 이런 정신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조금 더 많이, 널리 포용하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도 전했다.
특히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시장은 이날 회동을 계기로 '희망 스크럼' 추진을 위해 조만간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포함한 3자 회동을 갖기로 했다.
문 대표는 "지난번 안 전 대표와 만날 때도 이야기했는데, 빠른 시일 내에 박 시장, 안 전 대표, 그리고 제가 함께 또 만나서 의논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희정 충남도지사, 김부겸 전 의원 등 또다른 대선주자군들과도 만날지 여부에 대해서는 문 대표는 "앞으로 더 넓혀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문 대표는 앞서 당 대표 경선 시절 "당 대표가 되면 박원순, 안철수, 안희정, 김부겸 등 우리 당의 미래주자들과 함께 '희망 스크럼'을 짜서 당의 혁신과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취임 이후에는 '희망 스크럼'에 당내 주요 계파 수장까지 포함시켜 원탁회의를 만들려 했으나 계파 간 의견차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번 회동은 공교롭게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의 혁신위원장 영입 제의를 거절한 직후 박 시장과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공동행보'에 나선 직후에 이뤄진 것이라 시기적으로 미묘하다는 해석도 나왔다.
문재인 대표측 관계자는 이날 박원순 시장과의 회동에 대해 "이번 만남은 안 전 대표와 박 시장의 행보와 무관하게 잡힌 일정"이라며 "당의 통합과 혁신을 위한 유익한 자리였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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