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병진 기자=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천년고찰 비슬산 적멸보궁(寂滅寶宮) 대구 용연사가 새로운 태동을 준비 중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 본사인 동화사의 말사인 이곳은 오는 7월 '유정당' 완공을 앞두고 있다.
25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경내에서 용연사 주지 활중스님을 만났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했는데.
"지금이 지난 IMF 외환위기 때보다 경제가 더 어렵고 사회적으로도 양극화 현상이 만연하다는 말이 많다. 부처님의 참뜻을 불자와 시민들이 다 같이 받아들여서 경제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특히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계층·지역 간 갈등 구조가 심각한데 이 모든 것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
"용연사는 임란왜란 때 승병장 사명대사와 그 제자 스님들이 승병훈련을 하며 조국을 지켜왔던 곳으로, 사명대사의 혼이 담긴 곳이다. 현재 경내에 건립되고 있는 유정당도 이런 유지를 받들어 사명대사인 유정(惟政)의 호를 따서 명명했다. 대사의 나라를 생각하는 호국정신과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민중들과 함께 하면서 역할을 했던 지역으로, 불교의 정신을 재정립하는 의미가 있다."
-유정당 활용 방안 및 경내 보완할 점은.
"유정당은 오는 7월께 완공된다. 향후 지역민과 내방객들을 위한 역사 및 정신문화 체험 공간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사명대사와 관련한 전시회를 여는 등 대사의 뜻을 기리는 행사를 많이 진행하겠다. 그리고 보완해야 할 부분으로는 유정당에 바로 인접해 위치한 화장실이 큰 문제다. 이 화장실은 위치도 맞지 않고 유정당 위상에도 누가 된다. 경내 일주문 밖으로 빠른 시간 내에 옮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달성군과 협의를 통해 원만히 잘 해결되리라 본다."
-호국의승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에 대해.
"국가 위기 때마다 나라를 지키고 이름 없이 희생한 승장과 승군들을 기리고 역사 속에서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조계종단에서 추진위원회를 발족, 호국의승의 날 국가기념일 제정을 추진하게 됐다. 청원서명운동을 하고 있는 만큼 불자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
-끝으로 불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임제 스님이 남긴 것으로 '수처작주(隨處作主) 입처개진(立處皆眞)'이라는 말이 있다. '서는 자리마다 그 자리에서 주인공이 되라'는 뜻으로, 불자님들 모두가 자신들이 처한 위치에서 주체성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영위하기를 바란다."
활중스님은 1980년 조계사 혜법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96년 통도사 청하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으며 1997년 원각사 주지로 부임했다.
이후 동화사 기획국장, 재무국장, 대한불교조계종 중앙종회의원, 대구지방경찰청 경승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2009년 12월부터 현재까지 대구 용연사 주지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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