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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한선·조현미·한지연 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지역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시작된 메르스는 현재 서울·대전·충남·전북·부산 지역에서 환자를 쏟아내고 있다. 감염률이 낮다고 알려진 10대 환자도 처음으로 나왔다.
지역, 나이, 성별과 관계없이 확산되고 있는 메르스는 곧 '4차 감염자'도 만들어 낼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는 8일 이날 확진자 23명이 추가돼 전체 환자 수가 87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대전 지역 확진 환자(80세) 1명이 숨져 사망자수는 6명으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아랍에미리트(76명)를 제치고 메르스 첫 발생국인 사우디아라비아(1026명)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10대 감염자도 처음으로 발생했다. 메르스 바이러스가 영·유아와 어린이, 청소년에게는 전파력이 낮다는 통념이 뒤집힌 것이다.
68번 감염자인 이 환자는 서울 소재 고등학교 재학생이다. 입원 중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격리 관찰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이 학생은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있을 당시 14번째 확진자(35)와 접촉했고, 지난 1일 뇌수술 후 계속 입원 중이다. 현재는 발열 등이 없는 건강한 상태라고 대책본부는 설명했다.
앞서 6일에는 이 환자의 아버지(54)가 응급실에 보호자로 왔다 메르스에 감염돼 확진 판정을 받았다.
76번 환자(75·여) 역시 보건당국의 통제에서 벗어나 있었다. 이 환자는 지난달 27~28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아무런 제지 없이 노인요양병원(5월 28~6월 1일),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이달 5∼6일), 건국대병원 응급실(이달 6일)을 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거주자인 62세 남성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81번 환자인 이 남성은 지난달 병문안을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다. 이후 부산에서 지난 3일과 4일 두 차례 외래 진료를 받았다.
이로써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거나 다녀간 병원은 전날 5개 시·도 24곳에서 6개 시·도 29곳으로 늘어났다. 이날 추가된 병원은 서울 강동구 강동경희대병원·광진구 건국대병원, 경기도 평택 새서울의원, 경기 수원 차민내과의원, 부산 사하구 임홍섭내과의원 등 5곳이다.
메르스 환자가 지역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발생하면서, 3차 감염자가 메르스 바이러스를 옮기는 4차 감염 가능성도 한층 커졌다. 실제 사우디에서는 병원 안에서 4·5차 감염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자 보건당국은 4차 감염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권덕철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총괄반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삼성서울병원을 거쳐 다른 병원에 가는 환자로 인한 추가 전파가 없도록 철저하게 대처하겠다"면서 "일부 지역에서 발생한 환자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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