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서부 아프리카 기니에서 17년간 침팬지를 연구해온 과학자들은 침팬지가 발효된 야자나무 수액을 마신다는 것을 밝혀냈다.
일부 침팬지는 알코올로 변한 야자 수액을 너무 많이 마셔 만취상태의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학회지 '로열 소사이어티 오픈 사이언스'에 실린 연구보고서는 침팬지가 즐겨 마시는 술은 라피아 야자수에서 생산된 천연 발효 야자 와인이라고 밝혔다.
연구가 이뤄진 곳은 기니 남동쪽 보소우 지역으로 이곳 주민은 라피아 야자 줄기에서 추출한 수액을 나무에 매달아놓은 플라스틱 용기에 모은 뒤 아침 저녁으로 수거해간다.
마을 주민이 가고 없는 사이에 침팬지들이 무리지어 몰려와 나뭇잎을 사용해서 발효된 야자 수액을 마시는 장면이 연구팀에 의해 목격됐다.
침팬지는 나뭇잎을 씹어 흡수가 잘되는 스펀지처럼 만들어 수액에 담근 뒤 빨아 마셨다. 영국 옥스퍼드브룩스 대학 킴벌리 호킹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침팬지가 즐겨 마신 야자나무 수액의 알코올 농도가 약 3%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호킹스 박사는 일부 침팬지는 야자 수액을 마신뒤 곧 잠에 빠져드는 등 술취한 행동을 보였으며 한 수컷 침팬지는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나무 사이를 불안하게 오갔다고 말했다.
미국 산타페대학 매튜 캐리건 박사는 최근 연구보고서에서 인간과 아프리카 원숭이는 모두 유전적 돌연변이를 통해 알코올을 효과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대사 능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