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택 상암동 사옥. [사진제공=팬택]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청산 절차에 돌입했던 팬택이 기사회생을 위한 동아줄을 잡았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어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팬택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옵티스컨소시엄은 이날 인수합병(M&A) 실사단을 파견해 본격적인 인수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전일 양 사는 M&A를 위한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팬택은 지난해 8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이후 세 차례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된 경험이 있다.
기업이 나타나지 않거나 적극적으로 나선 기업이 있더라도 최소한의 조건 조차 총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팬택은 2차 매각 시도 당시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와 수의계약을 시도했지만 막판에 인수대금을 납부하지 않아 무산된 전례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 팬택 인수 주체가 된 옵티스컨소시엄의 상황은 다르다.
옵티스컨소시엄은 법원에 일종의 가계약금인 이행보증금 명목으로 20억원을 납부한 후 양해각서 체결을 허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본계약 체결 시한을 다음달 16일로 확정한 것 역시 옵티스컨소시엄의 임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컨소시엄을 이끄는 옵티스는 삼성전기 출신인 이주형 대표가 지난 2005년 설립한 광디스크드라이브 저장장치 부품 제조업체다.
이 회사는 지난 2012년 필리핀 ODD(데이터를 읽고 저장해주는 주변기기) 생산법인인 세필을 인수하며 광픽업 등 부품에서 ODD로 사업을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와 도시바가 합작해 설립한 광디스크 업체인 도시바 삼성테크놀로지(TSST) 지분 49.9%를 인수하기도 했다.
옵티스의 작년 기준 매출액은 5996억원, 영업이익은 151억원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1억원이다.
팬택 인수자금은 컨소시엄에서 사모펀드인 EMP 인프라아시아로부터 조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옵티스컨소시엄은 한 달간 실사를 거쳐 채권단과 다음달 17일까지 본계약을 체결하고, 인수 대금을 완납하면 매각 작업은 마무리된다.
한달간 실사를 통해 인수 규모 및 사업 방향을 정해야 하는데 실사 과정에서 양측의 의견이 엇갈리거나 가격 협상에 실패할 경우 매각은 좌초될 수 있다.
옵티스는 팬택에 팬택 인력 1100여명 가운데 기술 인력을 중심으로 400여명만 흡수하고 특허권을 모두 갖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과정에서 직원 승계 및 일부 자산 인수 조건 등에 의견이 맞지 않을 경우에도 M&A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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