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남궁진웅 기자 ]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한국은행이 9일 올해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3.1%에서 2.8%로 내려잡았다. 수출이 계속 부진한 가운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의 영향 등으로 소비가 큰 폭 감소하고 경제주체들의 심리도 위축됐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1.5%로 동결한 뒤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대내외 경제 흐름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은 2.8%, 물가상승률은 0.9%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수출이 부진하고 메르스 사태와 가뭄 등으로 2/4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진데 기인한다"며 "3/4분기는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고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지난 4월과 같은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총재는 "2/4분기 성장률은 당초 1.0로 예상했었지만 메르스 충격, 가뭄피해가 겹쳐 (현재)추정하기로는 0.4%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미 지난 6월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하방리스크가 커졌다. 4월 전망 수치보다는 조금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성장률 하향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이로써 한은도 2%대 성장률 전망 대열에 합류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달 한국 경제가 수출 부진과 내수 둔화로 올해 성장률이 3%에 못 미치는 2.8%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르스에 따른 성장률 하락은 최소 0.1%포인트로 추정했다.
정부는 최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로 3.1%를 전망했지만 한국경제연구원은 이보다 낮은 2.7%, 산업연구원은 2.9%를 제시했다.
성장률 전망 수준은 지난해 4월 4.2%에서 7월 4.0%, 10월 3.9%, 올해 4월 3.1%로 꾸준히 하향 조정돼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부에서는 장기적인 성장률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에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장기적으로 이어질 성장률 하락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