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st 서울국제음식영화제, 박찬일 셰프·이욱정 감독·배우 서태화 참석으로 먹고 보고 즐겼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5-07-12 18:37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제공=서울국제음식영화제]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지난 9일 개막한 제1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가 세계 각국 31편의 맛있는 상영작들의 매진 사례와 함께, 대한민국의 스타 셰프들과 영화계, 음식계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맛있는 토크’, 음식 테마 영화제답게 먹으면서 영화를 관람하는 오감만족 이벤트로 뜨거운 여름만큼이나 열정적인 축제를 이어가고 있다. 개막 3일째인 토요일에는 주말을 즐길 수 있는 치맥 파티 등의 야외 이벤트와 함께 단순히 먹고 즐기는 행사가 아닌 바른 먹을거리와 넘쳐나는 음식 관련 콘텐츠를 대하는 자세에 대한 고민의 장까지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토요일인 11일, 오후 3시에 상영된 미국 독립영화 스타일의 코미디 ‘절대미각 사기단’ 이후에는 이탈리아에서의 요리사 경험을 바탕으로 본토의 맛을 국내에 전파, 와인과 요리 그리고 음식을 논할 때는 빠질 수 없는 대표적인 요리 연구가이자 셰프인 박찬일과 음식 열풍이 불기 이전부터 오랜 기간 음식 전문 기자로 활약해 온 한겨레 신문 박미향 기자가 ‘맛있는 토크’에 참여해 최근의 미식 문화와 음식 비평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후각과 미각을 잃어버린 인기 음식 비평가가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비평을 써 나가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다룬 영화의 주제에 맞춰 박찬일 셰프와 박미향 기자는 각각 셰프와 비평가로서의 입장을 밝혔다.

박찬일 셰프는 “이연복 셰프가 수술로 인해 후각을 잃으면서 오히려 미각이 강해졌듯이, 오랜 기간 갈고 닦은 셰프는 손에서 맛을 기억하는 것 같다”고 셰프의 입장에서 미각에 대한 생각을 밝혔고, 박미향 기자는 “미각이라는 것은 갈고 닦으면 좋아지는 것 같다. 취재를 하면서 어떤 날은 아침부터 밤까지 11끼니를 먹은 적도 있다. 덕분에 몸무게가 많이 늘었지만 노력을 한다면 어느 정도는 길러진다. 하지만 박찬일 셰프 같은 일을 하려면 어느 정도 타고 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똑 같은 레시피와 재료로 만든다고 해도 맛이 달라지는 것은 천부적인 재능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다년간 음식 전문 기자로 활동하며 느낀 경험을 이야기했다.

한편, 두 참여자는 최근 방송계와 SNS, 블로그에서 불고 있는 음식 관련 콘텐츠의 대량화에 대해서 포털 사이트와 방송국의 책임을 역설하고 이런 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 들일지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벌여, 역시 국내를 대표하는 음식 평론가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사진제공=서울국제음식영화제]

11일 오후 8시에 상영된 ‘요리인류 디렉터스 컷-아워 데일리 브레드’는 국수를 통해 본 음식 문명사를 담은 다큐멘터리 ‘누들로드’의 이욱정 감독이 최근에 선보인 KBS 글로벌 대기획 ‘요리인류’ 시리즈 중 빵 이야기만을 모은 새로운 편집본으로 제1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를 통해서 최초로 공개된 작품. 상영 직후 관객들과 만난 이욱정 감독은 국수가 나오기 6000년 전부터 있었던 빵에 대한 역사와 전세계의 빵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들려주었다. “6000년 전부터 거의 변함이 없는 레시피가 이어진 빵은 전 세계 음식 중 가장 파워풀한 레시피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누들로드’를 만들기 이전부터 빵으로만 6부작을 기획했었고 언젠가는 꼭 실행하고 싶다. 다음 번에는 디저트에 관한 것을 기획하고 있다”고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에게 차기작에 대한 귀띔을 하기도 했다. 빵이 처음에 한국에 들어오게 된 이야기를 어쩔 수 없이 편집하게 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와 함께 전 세계의 빵에 관한 다양한 문화와 그에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줘 ‘맛있는 토크’에 참석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서울국제음식영화제는 아침부터 새벽까지 끊이지 않고 특별한 음식을 제공해 영화제를 찾은 관객들을 기쁘게 했다. 특히 아침 9시부터 시작되는 영화제의 첫 상영작을 관람하는 관객에게는 주먹밥과 스프, 충무 김밥 등 든든하게 속을 채우고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조식이 제공됐다. 오후 1시에 시작된 ‘커피에 대한 모든 것’ 상영 이후에는 손상영 (사)한국스페셜티커피협회 부회장이 참석해 스페셜티 커피란 무엇인가부터 스페셜티 커피 문화와 공정무역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후 야외 테라스에서는 직접 스페셜티 커피를 시음해 보는 자리가 마련되기도 했다.

베를린영화제 상영에 이은 개봉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던 올해의 다큐멘터리 ‘잡식가족의 딜레마’의 황윤 감독은 아이를 교육함에 있어서 특히 먹을거리에 대한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공장형 축산 등 건강하지도, 올바르지도 않은 과정을 통해 생산된 식재료의 선택은 결국 먹는 사람들의 가치관의 문제일 수도 있음을 상기시켰다.

후끈했던 낮의 열기가 어느 정도 지나간 저녁 8시부터는 코미디 영화 ‘절대미각 사기단’의 상영과 함께 치맥을 즐기는 ‘치맥 파티’가 열렸다. 파티를 통해서 서로 처음 만난 관객들도 반갑게 치킨을 나눠 먹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야외 상영을 즐겨, 예매에 성공하지 못해 발길을 돌린 관객들의 부러움을 샀다는 후문이다. 마지막으로 밤 11시부터 시작되는 ‘심야에 만나는 클래식 레시피’에서는 김봉석 영화 평론가가 클래식 영화 ‘담뽀뽀’ ‘달콤 쌉사름한 초콜릿’ ‘금옥만당’을 감상하기 전 영화에 대한 가이드를 제시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도왔다.

음식 영화 고전을 모은 ‘심야에 만나는 클래식 레시피’ ‘심야식당’을 포함한 화제의 신작을 모은 ‘잠들 수 없는 맛의 향연’ 등 영화 팬들의 호응 속에 매진을 기록, 아트나인 2개관에서 밤새 진행된 심야 상영 프로그램은 첫 영화 상영 직후인 새벽 1시쯤 영화를 보고 허기를 느끼는 관객들을 위해 야식을 제공하는 ‘영화인의 야식’ 이벤트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사진제공=서울국제음식영화제]

특히 평소 요리에 대한 사랑과 열정으로 유명한 배우 서태화가 더운 날 그릴 앞에서 땀 흘려 직접 구운 돼지고기와 손수 만든 고추장 마늘 소스, 사과 소스, 로즈마리 등이 어울린 두 가지 소스의 로즈마리 목살구이 요리를 즉석에서 조리해 대접하여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영화인의 야식’ 이벤트에는 서태화의 요리를 위해 농축수산 식품기업 아그로수퍼가 고기를 제공했으며, 마이마이 치킨의 치킨, 프루티즘과 홍석천의 디저트 카페 마이 스윗에서 각각 제공한 디저트 등 다채로운 먹을거리가 마련돼 새벽까지 음식과 영화를 즐기려는 관객들에게 맛있는 야식의 향연을 선사했다.

먹고, 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축제의 장인 제1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는 세계 각국 31편의 영화 상영과 함께 다양한 먹을거리를 만날 수 있는 이벤트, 음식 전문가와 함께 하는 토크 등의 부대 행사로 영화와 음식을 사랑하는 관객들의 오감을 만족시키고 있는 영화제. 상영작의 90%에 가까운 작품들이 사전 매진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는 서울국제음식영화제는 바로 오늘 12일까지 아트나인에서 개최 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