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을 서두르는 하나금융은 외환노조와의 협상 결과와 무관하게 이번 주 중으로 금융위원회에 통합 예비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비롯한 그룹 CEO들은 최근 외환은행 직원들과의 잇단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했는데 반응이 나쁘지 않았다.
하나금융은 두 은행 간 합병기일을 9월1일로 확정 공시해 통합 속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다.
바로 외환노조와의 합의다.
금융위는 예비인가 신청을 일단 받아주겠다면서도 하나금융이 피인수자 측인 외환노조와의 합의 내용을 심사 단계에서 따져본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예비인가를 심사할 때 노사 간 합의 문제가 어떻게 처리됐는지 중요하게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9월까지는 통합을 해야 하기에 일단 예비인가를 신청하고 나서 협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노조도 사내 여론이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더 늦기 전에 실익을 챙겨야 한다는 직원들의 우려가 계속해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9일 열린 노조 집행부와 조합원들 간의 대화 자리에서 '통합의 골든 타임을 놓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들 사이에 조속한 통합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하나금융 측 입장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노조로서는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노조로서는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가기 위한 특단의 카드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아직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외환노조는 하나금융이 일방적으로 통합 예비인가를 신청하게 되면 합의 전까지 최종 승인이 나지 않도록 선전전을 강화하면서 협상만큼은 계속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어떤 식으로든 협상을 진척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조합원들이 많은 현실을 고려한 것이다.
외환노조는 하나금융에 요구할 '2·17 합의서' 2차 수정안을 포함한 향후 투쟁 계획을 이르면 오는 13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노조 관계자는 "예비인가 신청에 대응할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이르면 오늘 중 정리된 입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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