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아의 Artistic Developer 트렌드뷰]방이 3개인 호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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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7-1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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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디렉터의 감각으로 느끼는 부동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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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아 원더피엠 대표(한국외대 겸임교수)[장은아]


호텔업의 정의는 '숙박에 적합한 시설을 갖춰 관광객에게 이용하게 하고, 음식을 제공하는 업'이다. 현재는 숙박에 부수되는 음식과 운동, 오락, 휴양, 공연 또는 연수에 적합한 시설을 갖춰 이를 이용하는 업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다분히 공급자 입장에서의 정의라고 볼 수 있다. 고객의 입장에 서서 "현대인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추구의 장소로서 선택적으로 원하는 체험과 함께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는 숙박의 기능을 갖춘 곳"이라 바꿔본다면 얼마나 다양한 모습의 호텔이 등장할 수 있을까?

해외에서는 이미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부띠끄 호텔은 우리에게는 소형 숙박업소 정도의 개념으로써 참신한 디자인으로 꾸며진 곳 정도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부띠끄 호텔은 규모는 작지만 독특하고 개성있는 건축 디자인과 인테리어, 운영 콘셉트, 서비스 등으로 기존 대형 호텔들과 차별화를 이룬 호텔을 말한다. 대부분의 호텔의 객실수가 소형이기 때문에 숙박으로는 한계가 있어 독특한 체험과 커뮤니티를 통해 호텔 만의 개성이 있는 것이 특징이며, 그 내용을 통해 차별화된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이탈리아에는 방이 3개 밖에 없는 부띠끄 호텔이 있다. 이 호텔이 유명한 이유는 따로 있다. 호텔 창립자인 카를라 소짜니(Calra Sozzani)는 패션지 에디터 출신의 갤러리스트였다. 카를라 소짜는 그녀만의 미술과 책, 패션이 공존하는 공간을 꿈꾸며 갤러리와 서점을 중심으로 한 공간을 1990년 밀라노에 오픈했다. 그녀가 아티스트와 유명 패션인들과 작업한 것을 전시하고 출간하면서 차츰 패션스토어와 자연이 함께하는 카페레스토랑, 소규모 호텔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복합문화공간이 만들어졌다.

세계에서 객실규모가 가장작은 부띠끄호텔 10꼬르소꼬모(10 Corso Como)[사진=장은아 원더피엠 대표]


그 곳의 이름은 국내에는 패션 편집샵으로 잘 알려진 10꼬르소꼬모(10 Corso Como)이다. 우리나라에선 디자이너 편집샵으로 알려진 곳이지만, 사실은 그녀의 취향에 따라 편집 수집된 공간으로 현재는 '10'의 이미지에 맞는 제품들을 책, 그림, 패션을 구성하고 있다. 무엇인가를 구입하지 않고도 편안하게 이 곳을 즐기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카페 레스토랑과 부띠끄호텔을 구성했다고 한다.

이 곳에 있는 물품들은 명품이나 신진 디자이너의 제품에 상관없이 10꼬르소꼬모 이미지에 맞는 것만은 전시 판매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신진 디자이너 제품이 이 곳에서 런칭되면 유명해진다는 속설이 있을 만큼 이 곳의 셀렉팅의 탁월함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음식 역시 10꼬르소꼬모 카페 식의 디자인 속에서 이탈리안 음식을 제공하며, 3개의 컨셉룸은 이탈리아 가정식의 편안함과 10꼬르소꼬모 스타일의 독특함을 동시에 취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가정집 같은 푸근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10꼬르소꼬모는 이 곳이 아니면 접할 수 없은 강력한 차별화를 통해 3개의 객실을 갖춘 가장 작은 규모의 호텔이지만 가장 강력한 부띠끄 호텔로 소개되고 있다.

세계에서 객실규모가 가장작은 부띠끄호텔 10꼬르소꼬모 (10 Corso Como) [사진=장은아 원더피엠 대표]


또 다른 예를 들어 본다. 숙박료 10만원 정도의 저렴한 부띠끄 호텔로 소개되고 있는, 디자인회사가 만든 팬톤 호텔(Pantone Hotel)은 색(color)을 통해 영감을 찾고, 디자인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써 61개의 객실로 구성해 2011년 벨기에에 오픈했다.

이 곳은 팬톤사의 쇼룸의 기능을 갖추고 있으며, 자신들의 컬러테마를 적용해 객실을 디자인하고, 투숙객의 취향과 성향에 맞게 객실을 고르게 한 것이 특징이다.  이는 좋아하는 색상을 통해 진정한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좋은 영감을 찾아 에너지가 만들어진다는 것인데, 색을 통한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도록 팬톤사 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이라 생각한다.

부띠끄호텔은 규모는 작지만 디자인이 고급스러운 호텔이라고 규정하기 보다는, 차별화된 체험요소를 가진 특별한 호텔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일상에서 쉽게 경험하지 못하던 것을 체험함으로써 나의 라이프스타일의 영역이 확대 될 수 있는 곳, 그 곳에서의 편안한 휴식을 통해 얻어지는 생기와 영감은 분명 대형 체인호텔에서 맛보는 휴식과는 다른 칼라임이 분명하다고 생각된다. 국내에도 진정성 있는 차별화와 감성이 살아있는 호텔이 개발되기를 바란다.

색에 관한 신선한 체험을 제공하는 팬톤호텔 (Pantone Hotel, Belgium)[사진=장은아 원더피엠 대표]


장은아 원더피엠 대표(한국외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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