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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주경제DB]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일본 효고현(兵庫縣) 고베시(神戸市)에서 발생한 연쇄아동살인사건의 A(33)씨가 수기를 출판한 데 대해 피해자 유족이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책 출판을 법으로 규제하도록 요구하는 요망서를 자민당 사법제도조사회 범죄피해 프로젝트팀 좌장 하토야마 구니오(鳩山邦夫) 중의원 의원에게 제출했다.
교도통신은 15일 이같이 전하며 하토야마 의원이 “피해자 유족을 사려하고 보호하기 위한 제도는 필요하므로 진지하게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A씨에게 살해된 하세 준(土師淳·당시 11세) 군의 아버지 마모루(守·59) 씨는 요망서를 제출한 후에 도쿄도(東京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에게 자식의 생명을 빼앗기고 추가 피해를 당하는 일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말했다.
요망서에는 “유족은 심장을 쥐어뜯기는 듯한 고통을 받았고, 그 고통은 줄어들지 않는다”며 “가해자와 출판사에 거액의 이익이 있을 것이고 앞으로도 이 같은 서적과 영화 등이 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쓰여있다. 이어 “자주적인 대응은 기대하기 어려워 법 정비 이외에 방법이 없다”고 적혔다.
A씨는 14세였던 1997년 2월부터 그해 5월까지 고베시에서 초등학생 5명 가운데 2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중경사을 입혔다. A씨는 당시 소년법상 처벌 연령에 포함되지 않아 2004년 소년원에서 출소한 뒤 자유의 몸이 됐다.
출판사 측은 “A씨가 중개인을 통해 출판을 제의해왔고 사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의미 있다는 판단 아래 출판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피해자 유족에게 사전 연락을 하지 않은 채 출판했다.
수기 ‘절가(絶歌)’는 6월에 오타(太田) 출판(도쿄)에서 출판됐다.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다. A씨는 수기에서 집필 이유에 대해 “과거에 맞서고 그것을 쓰는 것이 내게 남겨진 유일한 자기구제”라고 밝혔다. 책 말미에는 피해자 유족에 대한 사죄를 언급했다. 이에 피해자 유족은 “왜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일을 벌이려 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며 출판사에 전량 회수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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