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 대한항공 보유지분 블록딜 성사... ‘지주사 전환’ 급물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한진이 최근 한차례 실패한 대한항공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데 성공하면서 한진그룹의 지주사 전환 작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한진은 16일 계열사인 대한항공 지분 7.95%(579만2627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고 밝혔다.

매각 가격은 전날 대한항공 주식의 종가인 주당 3만9450원을 기준으로 4.4% 할인율이 적용된 3만7700원이다. 매각 성공으로 총 2169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한진은 지난 8일 자사가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 전량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려 했으나 중국증시 폭락 사태로 불발됐다. 

한진은 지난 블록딜 실패의 원인이 매각주관사의 시장조사 실패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주관사를 삼성증권,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에서 모건스탠리로 전격 교체했다. 모건스탠리는 매각 후 잔여지분을 인수하는 '백스톱' 계약이라는 강수를 두면서 단독 주관사를 맡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의 목적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주회사 등의 행위제한 해소에 있다.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한진이 대한항공 지분 블록딜을 성사시키면서 한진그룹 지주사 전환작업도 급물살을 타게 됐다.

한진그룹은 '한진→한진칼→정석기업→한진'의 순환출자 고리를 '총수일가→한진칼→정석기업·대한항공·한진'의 수직구조로 전환하는 중이다.

지난 2013년 8월 한진그룹은 투자사업을 총괄하는 한진칼과 항공운송사업을 담당하는 대한항공으로 인적분할하면서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착수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체제내에서 자회사가 다른 자회사 지분을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유예기간 2년이 끝나는 이달 말까지 한진이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을 매각해야 했다. 

한진은 지난해 12월 한진칼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전량 매각해 순환출자 고리를 끊었다. 이달초 한진칼과 정석기업 투자부문 합병완료로 ㈜한진이 한진칼의 자회사가 되면서 증손회사의 100% 지분 보유의무를 해소했다.

한진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려면 내년 11월까지 한진해운의 8개 자회사의 지분을 처분하는 절차만 남겨두고 있다. 해당 자회사는 한진퍼시픽, 한진해운신항만, 한진케리로지스틱스, 한진해운신항만물류센터, 부산인터내셔널터미널, 한진해운광양터미널, 부산마린앤오일, 한진해운경인터미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