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조선주들이 긴장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2조원대 누적 손실을 숨긴 사실이 드러나면서, 업계 전반에 미칠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증권업계는 '제한적 영향'에 무게를 두면서도, 당분간 관망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6일 대우조선해양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570원(6.51%) 하락한 81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160억1856만원, 32억3619만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184억9209억원어치를 순매수해 낙폭을 제한했다.
앞서 지난 15일 대우조선해양은 2조원대 손실을 재무제표상 미반영한 사실이 드러나 가격제한폭(30%)까지 급락했다. 기관이 홀로 745억6999억원 어치를 팔아치운 영향이 컸다. 다른 조선주들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현대중공업(-3.91%)과 삼성중공업(-5.17%), 한진중공업(-5.39%), 현대미포조선(-3.69%) 등은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대우조선해양발 '불똥'이 조선업계 전체로 튄 것이다.
반면 이 날에는 모두 반등했다. 각각 전 거래일 대비 0.45%(500원), 0.30%(50원), 4.04%(220원), 0.64%(400원) 오른 11만1000원, 1만6550원, 5660원, 6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이번 사태로 인해 조선업계가 받는 타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사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면서도 "다만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경우 선제적으로 손실을 반영했을 뿐 아니라 구조조정에 나섰다"며 "현금흐름도 양호해 대우조선해양처럼 대규모 손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실적 이슈 등을 감안할 때 아직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 거래일에 조선주들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불안해진 센티멘털(투자심리) 때문"이라며 "미리 구조조정 등을 반영했을 뿐 아니라 주가가 저점에 있는 일부 조선주들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조선업은 유가가 상승해야 이익을 내는 구조로 돼 있다"며 "업황 자체가 여전히 불투명한 만큼 주가가 반등하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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